포스코 후공정 차질..車·조선사, 연쇄타격 '우려'

송민화 기자 2022. 9. 1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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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송민화 기자]
<앵커> 이번 추석 연휴 기간 가장 바쁘게 움직였던 기업이 바로 포스코일 겁니다. 태풍 ‘힌남노’ 직격탄을 맞으면서 아직까지 피해 복구에 나서고 있는데요. 가동을 멈췄던 모든 고로는 일단 정상 가동에 들어갔지만 후공정 제품 생산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산업부 송민화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송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문을 연지 49년 만에 모든 고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일단 모든 고로는 정상 가동 조치가 이뤄졌다고 하죠?

<기자>

네, 포스코 측은 지난 6일 모든 고로의 가동을 멈춘 이후 지난 10일에는 3고로를 가동했고, 어제(12일)는 4고로와 2고로를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했다고 밝혔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운영하는 고로는 모두 3기입니다.

노후화한 1고로를 폐쇄하고, 현재는 2, 3, 4고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태풍의 피해를 우려해서 모든 고로에 화력을 높이는 것을 멈추는 휴풍 조치를 취했지만, 발전기가 침수 피해를 입고 정전돼면서 일주일가량 고로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참고로 고로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쉿물을 만드는 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고로라는 이름처럼 높이가 100미터에 달하는데다 많은 양의 쇳물을 담고 있어서 한꺼번에 모든 고로 운영을 멈추는 일은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은 다 끝난 건가요?

<기자>

고로 가동은 일단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후공정을 담당하는 생산 라인의 복구 작업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으로 공장 인근 냉천이 범람하면서 지하 시설이 물에 잠기는 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압연라인은 아직 복구작업이 한창입니다.

포스코 측은 압연라인의 배수 작업은 80% 정도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가동이 필요한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완료되면서 전원을 투입했지만, 압연라인 지하시설물은 아직 복구 중이라 이 과정이 마무리돼야 압연라인의 복구 계획이나 가동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상 가동 된다고 해도 이번 고로 가동 중단 사태로 포스코 측의 피해가 상당할 것 같은데요.

예상 피해규모는 어느 정도 입니까?

<기자>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중이라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하려면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가동 중단 일수가 약 일주일 정도 됐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빠진 매출로 피해 금액을 추산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연 매출은 18조 원 정도였습니다. 이를 일 매출로 나누면 500억 원가량 됩니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3,5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냉연이나 후판을 만드는 후공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훨씬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입니다.

후공정에 해당하는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서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만약 이 과정이 지연된다면 냉연이나 후판을 통해 만든 압연 공정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는 게 차질을 빚게 됩니다.

<앵커> 철강을 주로 쓰는 고객사라면 자동차와 조선일 텐데요. 연쇄적인 피해가 예상되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자동차와 조선업계는 이번 피해로 연쇄 타격을 입진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압연라인에서는 가전용과 자동차강판 등으로 쓰이는 냉연도금제품이 생산되거나, 선박에 반드시 필요한 후판이 생산됩니다.

그런데 포항제철소의 압연라인은 아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복구 속도가 문제인데. 그나마 빠르게 진행 중인 후판 압연 라인이 10월 중 가동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다른 여러 압연 라인들은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급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는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와 현대차·기아 등 국내 자동차 브랜드가 각각 후판과 냉연 제품을 포스코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특히 스테인레스스틸(STS)의 경우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포스코에서만 생산하기 때문에 이 제품이 쓰이는 자동차 머플러나 가전용 스테인 제품 등은 즉각 품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포스코 측은 재고를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에 당장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오늘(13일)부터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한다고 밝혔습니다.

보유중인 재고를 신속하게 출하해서 고객사 수급안정화에 최우선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뿐만 아니라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고객사의 긴급재(?)는 광양제철소에서 우선 대응할 예정입니다.

<앵커>

포스코는 올해 실적은 굉장히 좋은데 경영 외 문제로 잡음이 있어왔지요?

올초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서울로 변경하면서 포항 주민들이 상경 집회를 갖기도 했는데 이번 태풍 피해와 고로 가동 중단이 지역 민심에 영향을 미치겠지요?

<기자>

이번 태풍 힌남노는 시간당 최대 110mm가 넘는 비를 쏟아부었기 때문에 포항제철소의 고로 가동 중단은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인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기상청에서 힌남노에 대한 경고를 사전에 수차례 했고, 과거 태풍 매미나 차바와 같은 힌남노와 유사한 태풍이 지나갔을 때에도 고로 가동을 모두 멈춘 적이 없었기 때문에 포스코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명 피해가 없어 다행인데요.

포스코의 수장인 최정우 회장은 안전관리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노후시설 개선에 1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49년 만에 고로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초래된 만큼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수습 방안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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