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센터장 긴급진단]코스피 전저점 온다 '패닉셀링 불가피'.."길게 보고 갈 수밖에"

이선애 2022. 9. 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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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공포에 미국 증시가 폭락한 14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 및 코스피가 나오고 있다. 이날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1390원을 돌파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민지 기자, 이정윤 기자, 이명환 기자]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4분기에 코스피의 전저점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결국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이 국내 증시를 지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능하다면 현금 비중을 높여야겠지만, 불가능하다면 '실익 없는 매도' 보다는 '보유' 전략으로 시간과의 싸움에서 버텨야 한다는 투자 조언이 봇물을 이룬다.

14일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주식 시장의 반등을 이끈 것은 인플레이션 정점론(물가 정점)과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었지만, 이것이 산산이 조각났다"면서 "오히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높아졌고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이 이어져 4분기에 코스피가 전저점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그는 "패닉셀링은 나올 수밖에 없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가능하다면 현금 비중을 높여야 하고 보유할 수밖에 없다면 내년 상반기 이후 턴어라운드까지 길게 보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연말 기업 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코스피 지수를 2800까지 가장 긍정적으로 내다봤지만, 이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윤 센터장은 "코스피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하방 리스크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증시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를 했다. 그는 "시장이 반등해왔던 이유는 국제유가가 내려왔으니 인플레이션이 통제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이었다"면서 "주거비 등이 부진하면서 강한 조치가 필요, 이제 Fed가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 100bp 인상 이야기도 나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단기적으로 9월20일~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다만 에너지 가격이 잡힌다면 유로존 경제의 우려가 완화돼 일방적인 달러 강세도 약해질 것으로 판단되며, 그렇게 되면 파국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연말 코스피의 전저점 붕괴를 일찌감치 예견한 유일한 증권사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를 바꾸기 어려운 만큼 현금 비중을 지속해서 확대하라고 당부했었다. 금융시장은 긴축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증시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 센터장이 예측한 저점은 2050선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변화율과 주당순이익(EPS) 전망 변화율 예측치 등을 고려한 주가 바닥이다.

코스피의 전저점 붕괴까지 보지는 않더라도, 최소 2개월 동안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핵심물가 상승요인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는데 결국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서 이것이 현실화한 것"이라며 "지수 변동성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다만 그는 지수의 전저점까지는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짚었다. 이 센터장은 "전저점까지는 하락하지는 않지만, 주거비, 신차가격 등 이번 핵심물가 상승요인들의 유의미한 하락이 관찰되어야 하므로 2개월 정도 노이즈(변동성)는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ed가 공격적으로 고삐를 당기는 것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는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만약 100bp가 가시화된다면 이는 시장에 상처를 내서라도 경제 심리를 꺾어 놓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시장의 경고음은 커질 것"이라고 보수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역시 CPI 결과로 아직 물가가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보수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그는 "CPI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와서 시장은 긴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CPI 결과에 따른 Fed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75bp 인상 가능성을 더 높게 예상하며,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4.25%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IBK투자증권도 100bp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 선물 시장이 100bp 인상 가능성을 20% 정도 반영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Fed가 최근 MBS(주택저당증권) 매각 규모를 2배로 늘리는 등 양적 긴축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규모를 100bp까지 올려 경기에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투자 전략으로 경기 둔화 움직임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 민감주에 대한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주에 대한 투심이 빠르게 꺼지면서 경기 민감주로 투심이 옮겨갔는데 지금은 오히려 축소해야 할 때"라며 "FOMC까지 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어 장기적으로 성장주에 대한 접근을 늘리거나 안전자산인 채권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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