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 손목 아파 한 달 결장
고진영이 아프다.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7)이 15일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어메이징크리 포틀랜드 클래식에 뛰지 않는다. 9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과, 지난해 우승한 어센던트 LPGA에도 불참한다. 고진영은 10월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골프장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복귀 무대로 생각하고 있다.
고진영의 에이전트사인 세마 홍미영 전무는 “큰 부상은 아니다. 메이저대회 등이 몰린 여름이 지나면 아픈 왼쪽 손목의 통증이 심해진다. 진단 결과 좀 쉬면 좋아진다고 한다. 샷 점검도 할 필요가 있어 한 달여 투어에서 빠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이 대회는 지난해 고진영이 우승했다. 이른바 디펜딩 챔피언이 불참하는 것이다. 세마는 “여러 이유로 이 대회에 뛰려고 했는데 안 됐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고진영의 욕심이다. 세계 랭킹 1위로서 자신과 팬들과 기대를 채우려는 의지다. 세마는 “지난해 우승을 많이 해 기대치가 높아져 연습을 과하게 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대회에 설렁설렁 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타이거 우즈처럼 우승하러 나간다. 그러다 보면 경기 중 아픈 것을 잊고 무리하게 된다.
우즈는 부상을 진짜 부상과 아픈 것으로 구분했다. 진짜 부상이라면 몸을 아예 움직이지 못하지만, 통증 정도라면 우즈는 어떤 것이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즈는 2008년엔 십자인대가 닳아 없어진 상태에서 US오픈에 출전해 91홀을 도는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무릎 인대가 없는 것은 우즈의 기준엔 부상이 아니라 그냥 아픈 것이었다. 그러나 이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 2019년 마스터스까지 이후 11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을 못 했다.
고진영은 이런 시행착오를 하지 않겠다는 거다.
고진영은 올해 자신의 개막전인 HSBC 위민스 오픈에서 우승했으나 이후 챔피언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경기 출전이 많지 않았다. 13경기만 뛰었다. 굵직굵직한 대회 위주로 뛰었다. 톱 10에 든 건 5번으로 나쁘지 않지만, 손목이 아파 최근 2경기인 AIG 여자오픈(구 브리티시 여자오픈)과 CP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LPGA 투어에서 고진영의 연속 컷 탈락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진영은 총 147주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다. 로레나 오초아(158주)에 이어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고진영은 세계 랭킹 포인트 8.40점으로 2위 넬리코다(8.11점)와의 차이가 크지 않다.
코다는 상승세다. 혈전증으로 올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한 코다는 지난 6월부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코다는 복귀 후 출전한 7경기에서 톱 10에 5번 들었다. 복귀전인 US오픈에서 공동 8위를 했고 최근 참가한 CP 여자 오픈에서는 공동 2위를 했다.
세마는 “시즌 막판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등 큰 대회가 많으니까 잘 준비하겠다”는 고진영의 말을 전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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