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과도한 비관론, 섣부른 낙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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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 강화 의지가 극명하게 드러난 '잭슨홀 연설' 이후 국내 주식 시장이 혼란이 빠졌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이 바로 경기 전망 부분인 것이다.
낙관론 진영에 삼성증권이 나섰고, 비관론 진영에 대신증권이 나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스러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과도한 비관론도, 섣부른 낙관론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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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긴축 강화 의지가 극명하게 드러난 '잭슨홀 연설' 이후 국내 주식 시장이 혼란이 빠졌다. 국내 증권사에서 극명하게 갈린 전망이 등장했다. 2050 VS 2800. 연말 첨예하게 예측이 갈린 코스피 지수다. 2050포인트는 다소 '비관적'이며, 2800포인트는 다소 '낙관적'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을 보수적으로 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2800포인트의 근거로 제시했다. 현재 시장의 주가 수준은 작년 대비 이익이 35%나 줄었을 경우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한 비관론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대신증권은 2050포인트까지 빠질 수 있다고 보는 근거 역시 기업 이익 악화로 내세웠다. 대신증권은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충격이 아직 오지도 않았다고 짚었다. 경기 침체가 오면 기업 이익은 꺾일 수밖에 없다. 파월 Fed 의장이 물가를 잡기 위해 침체도 각오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 변화율과 주당순이익(EPS) 전망 변화율 예측치 등을 감안한 주가 바닥은 2050포인트라고 분석했다.
낙관론과 비관론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이 바로 경기 전망 부분인 것이다. 낙관론 진영에 삼성증권이 나섰고, 비관론 진영에 대신증권이 나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스러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현 장세에서 코스피 하락을 예상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코스피 상승을 예상해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하는 것인지 판단의 기로에 서있다. 투자 심리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것이 그 방증이다. 그만큼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끝내고 13일 개장한 코스피는 2% 넘는 시원한 상승세를 보여줬지만, 이날 하루에만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증시가 2450선 턱밑까지 반등하자, 무서운 기세로 주식 비중을 줄였다. 공포 심리에 짓눌린 것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추락했다. 3대 지수 모두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1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하루 최대폭 하락이다. Fed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한 결과다. 결국 파월 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급락하다 지난 6일 이후 반등하던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일주일 치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14일 국내 증시는 여전히 공포에 잠식될 것으로 보인다.
낙관론 진영은 말한다. 주식 시장은 공포로 먹고 사는 곳이라고.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는 '투자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의 비관론을 무시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요즘 시기에 잘 맞는 격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비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것일까. 보험회사의 본질은 비관론이다. 비관론이 존재하기에 그들의 사업이 유지될 수 있다. 비관론을 믿어도 손해볼 것은 없다. 지금 팔아 손실을 줄이면 좋다.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지금 팔았는데 결국 낙관론이 맞아 가격이 올라도 손해 볼 것은 없다.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과도한 비관론도, 섣부른 낙관론도 경계해야 한다. 어쩌면 '증시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이들마저도 첨예한 전망치를 내놓는 마당에, 이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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