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1%p 급등 가능성까지..월가는 왜 8월 CPI에 흔들렸을까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2022. 9. 1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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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앵커>

오늘 뉴욕 증시는 말 그대로 폭락했습니다. 예상보다 뜨거웠던 미국의 물가 데이터 때문이겠죠. 좀처럼 잡히지 않는 높은 소비자물가 데이터는 결국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합니다. 지금 월가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월가에는 기준금리가 9월에 100bp, 1%p 상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연방 기금금리 선물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확률을 살펴보는 페드워치 데이터에 따르면요, 현재 9월 기준금리 75bp 인상확률은 67%입니다. 어제의 확률이었던 91%와 비교하면 확률은 떨어졌지만 여전히 75bp, 0.75%p 인상이 중론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소수 의견을 살펴보면 50bp 인상확률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100bp 상승 가능성이 채웠습니다. 연준이 9월 미국의 기준금리를 한 번에 1%p 올릴 수 있다는 시각이 생긴 겁니다. 오늘 페드워치에 나타난 9월 금리 100bp 인상확률은 33%까지 올라갔습니다. 금리 경로가 앞으로 더 높아지고 길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긴 건데 이것은 강달러를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 오늘 달러인덱스도 cpi 데이터를 기점으로 급등했고요.

기관들의 전망도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노무라 같은 경우가 9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치를 75bp에서 100bp로 오늘 수정했습니다.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인 금리 인상 경로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이자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바 있는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총장 역시 "지금의 상황은 연말 금리를 4%까지 높이지 않는 한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이 연준 위원이라면 9월에 100bp 인상에 표를 던지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나온 소비자물가지수 데이터가 미국이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겁니다.

9월 기준금리 100bp 인상 가능성은 그동안 시장에 등장하지 않았던 경우의 수였습니다. 6월 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9%를 넘었음을 확인했던 지난 7월에는 100bp 인상 가능성 혹은 논쟁이 있었죠. 당시 연준은 75bp 인상을 택했고요. 오늘 급락한 증시는 그동안 예상하지 않았던 100bp 인상 가능성, 혹은 우려가 어느정도 반영된 결과라고 보셔도 무방할 겁니다. 다만 이런 우려가 시장에 생기는 것과 실제 연준이 기준금리 1%p 인상 옵션을 선택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100bp 인상은 시장에 '패닉 무브'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미국 증시에 9월 기준금리 100bp 인상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그정도로 시장에 충격을 준 미국의 고물가, 어느 정도길래 시장이 이렇게 출렁이는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기자>

이번 데이터에서 살펴볼 점은 에너지 가격이 잡히고 있는 동안에도 미국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무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이번 CPI 보고서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부분은 거의 모든 부문의 물가가 상승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동안 공급망 혼란 때문에 상품 부문에서 주로 일어났던 물가 상승 현상이, 서비스 부문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의료 서비스의 경우 8월 물가 상승률이 0.8%였습니다. 월간 기준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높았고요. 그동안 떨어졌었던 의류 분야 가격도 다시 올랐습니다. 서비스 물가 부문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거 비용은 한 달 새 0.7% 뛰면서 전달 상승률보다도 높게 나타났습니다. 임대료와 같은 부분이 주거 비용에 포함이 되는데, 임대료는 한 번 오르면 다시 내려가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죠.

결국 오늘 나온 데이터는 그동안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낙관론과 대조해서 생각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고물가 문제는 본질적으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의 이상 급등 현상에서 근거하기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잡히게 되면 연쇄적으로 식품 물가가 낮아지고, 경제 전반의 물가 압력도 내려가게 될 것이라는 논리와는 조금 다른 현상이 미국의 경제에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정리하자면 8월 CPI 지표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강력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셔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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