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100일..몸 낮추며 소통, 강한 추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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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이 원장은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지난 100일간 전 금융업권 인사들과 만나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소통에 주력했다.
이 원장이 취임 100일간 소통과 추진력을 앞세워 금감원장으로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경계의 시선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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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100일을 맞았다. 이 원장은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라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지난 100일간 전 금융업권 인사들과 만나는 광폭 행보를 보이며 소통에 주력했다. 취임 후 이 원장의 행보를 가장 잘 표현하는 키워드로는 소통과 추진력을 꼽을 수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취임 100일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전체 금융업권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취임한 지 100일 안에 전 업계와 모두 만난 것은 이 원장이 처음이다. 취임 후 한 달여 만에 100여명을 만나는 등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보였다.
이 원장이 이처럼 업계와의 스킨십에 주력한 것은 자신에 대한 업계의 우려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72년생인 이 원장은 역대 금감원장 중 최연소에 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으로 임명 당시 파격 인사로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은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검찰 내 대표적인 금융·조세 범죄 수사 전문가였지만 과연 전문성이 요구되는 금감원장직을 어떻게 수행해나갈지 우려 섞인 시선이 따라다녔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 기자실을 방문해 전문성 우려 해소에 대한 질문에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답한 것처럼 업계 전문가들과 소통을 강화하며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켜 나갔다.
또한 소통에 대한 자세도 그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게 했다. 검사는 고압적이라는 이미지를 의식해서인지 이 원장은 깍듯하고 겸손한 자세를 유지했다. 항상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명함을 주면서 필요할 때는 언제든 연락하시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 금융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검사는 경직된 분위기일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깍듯함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말 빅테크·핀테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는 업계의 자유분방함을 반영해 면바지에 피케셔츠 차림으로 참석했다. 금감원 직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도 면바지와 셔츠를 입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추진력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래 금감원 정기 조직개편은 원칙적으로 정기 인사 때 실시되나 이 원장은 현재 금융시장 상황에서 필수 불가결하다고 판단되는 공매도조사팀을 우선 신설했다. 지난달 진행된 수시인사에서는 40대 부서장을 발탁해 적재적소에 배치, 인적 쇄신을 도모했다. 이상 외환거래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자 바로 검사에 착수하고 검찰, 관세청 등과 공조에 나섰으며 검사 중간 브리핑을 통해 검사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 원장이 취임 100일간 소통과 추진력을 앞세워 금감원장으로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경계의 시선도 여전하다. 그는 그동안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혀 온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검사의 '칼잡이' 면모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지속된 횡령, 확대되는 이상 외환거래 규모, 불법 공매도 등으로 검사나 제재가 강화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금감원장의 행보가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향후 금융회사의 검사 결과에 따른 제재 등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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