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반 한국인 반..해변이고 호텔이고 한국인 천지인 휴양 섬
괌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여행지다. 너무 친숙해서다. 코로나 확산 전까지는 이른바 ‘물 반 한국인 반’으로 통했다. 2019년 괌을 찾은 여행객 150만 명 중 75만 명이 한국 관광객이었다.
괌의 매력은 분명하다. 너른 백사장과 쪽빛 바다, 사계절 해수욕이 가능한 온화한 기후, 청정한 자연환경, 짧은 비행시간(4~5시간) 등…. 낯설고 트렌디한 동경의 장소는 아니나 우리가 ‘휴양지’ 하면 으레 떠올리는 조건을 두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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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도 부는 럭셔리 바람
괌은 작은 섬이다. 면적이 제주도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일찍이 집단 면역을 형성한 배경도 여기에 있었다. 괌은 지난해 7월 이미 성인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쳤고, 올 4~5월 들어 코로나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괌 관광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켤 수 있었던 이유다.
괌 관광 시장의 양대 큰손인 한국인과 일본인 중 먼저 움직인 건 한국 쪽이다.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된 4월 이후 수요가 크게 늘었는데, 7월의 경우 괌 입국자 4만1000여 명 가운데 대략 2만8000명(약 68%)이 한국인이었다.
코로나 이후 괌을 여행하는 방식은 달라졌다. 단체 관광 대신 개별 자유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13년 경력의 이근희 가이드는 “한국인은 늘고 있는데 단체 관광은 거의 받지 못했다”면서 “이제는 각자 쪼개져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처럼 괌에서도 고급화 바람이 거셌다. 중저가 리조트보다 럭셔리 호텔의 회복세가 빨랐다. 이를테면 괌 제1의 번화가로 통하는 투몬 거리보다 6성급 호텔 ‘더 츠바키 타워’가 더 인파로 붐볐다. 2020년 새로 들어선 이래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최근 3개월 객실 가동률이 평균 70%까지 치솟았단다. 이 중에서 한국인 투숙객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상위 등급(1박 70만원 이상)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26층 클럽 라운지에서는 한국말밖에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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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있게 남부 투어 돌아볼까
괌 드라이브는 투몬이나 아가냐에서 출발해 섬을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남부 투어가 기본이다. 남부 해변 곳곳에 걸출한 명소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이를테면 괌 서쪽 끄트머리의 ‘에메랄드 밸리’는 인생 사진을 수십장 찍고 나올 수 있는 장소다. 바닷물이 내륙 안쪽으로 들며 청록빛 잔잔한 계곡을 만들어 놓았는데, 물이 맑아 스노클링 장비 없이도 물속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에도 입소문이 났는지 곳곳에 낯익은 형태의 돌탑이 쌓여 있었다.
남부 해안 절경을 담을 수 있는 ‘세티 베이 전망대’, 스페인 점령 시절의 흔적이 서린 ‘솔레다드 요새’, 괌 최남단 ‘메리조 마을’도 훌륭했다. 육중한 호텔과 리조트가 점령한 투몬 비치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평온함이 가득했다.
마지막 목적지는 괌을 상징하는 관광 명소 ‘사랑의 절벽’. 믿거나 말거나 한 전설보다는 하트 모양 자물쇠가 촘촘히 매달린 난간이 더 눈에 들어왔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전 세계 연인들의 자물쇠 너머로 괌 바다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 여행정보
「 괌은 코로나 관련 검역 절차를 대부분 폐지했다. 국내서 새로 PCR 검사를 받을 필요 없이, 백신접종증명서(영문)만 있으면 입국할 수 있다. 야외는 물론 식당‧호텔‧쇼핑몰 등 실내 시설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백신접종증명서를 휴대하지 않아도 좋다. 지난 3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 검사 의무도 사라졌다(입국1일차 PCR 검사 의무는 유지). 인천과 부산에서 괌을 향하는 직항편이 하루 많게는 5회까지 뜬다. 투몬~스페인광장~에메랄드밸리~솔레다드요새 등을 거치는 남부 투어는 4인 기준 대략 250달러(약 34만원)이 든다.
」
괌=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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