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재미 롯데칠성 "소주도 무설탕"

박승완 기자 2022. 9. 13.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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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신제품 소주 승부수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국내 최대 음료 제조사이자 하이트진로와 더불어 주류 업계를 이끌고 있는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신제품을 내놨습니다. 최근 `제로 탄산음료` 열풍을 소주에도 적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략에 나서겠단 포부입니다.

유통산업부 박승완 기자와 롯데칠성음료 상황과 주가 전망까지 짚어봅니다. 박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신제품은 오랜만이죠?

<기자>

롯데칠성음료는 내일(14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를 공개합니다. 2006년 출시된 `처음처럼` 이후 16년 만인데요. 지난 2월과 6월 처음처럼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데 연이은 건데, 올해 사업전략 중 `소주 경쟁력 강화`의 최종 단계인 셈입니다.

그동안 신제품이 없었다는 말에 `순하리`나 `별빛청하`, `대장부` 등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의아하실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희석식 소주`에 한해서입니다. 주세법상 순하리는 리큐어, 별빛청하는 청주, 대장부는 소주이지만 증류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앵커>

사이사이 다른 종류의 신제품이나 컬래버 제품은 있었지만 `희석식 소주`로는 처음이란 뜻이군요. 증류식과 희석식, 어떻게 다른 거죠?

<기자>

전통적인 소주는 증류식입니다. 쌀이나 보리 등의 곡물로 술을 담가서 익힌 다음 끓이는 방식인데요. 소주의 한자 역시 `불사를 소(燒)`를 쓰죠.

술을 끓이면 물보다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는 데 이를 모으면 증류식 소주가 됩니다. 이 과정을 한두 번 반복하다 보니 원료 맛이 많이 남아 있는 게 강점이고요. 재료에 비해 얻어지는 양이 적은 건 단점이었습니다.

때문에 등장한 게 희석식 소주입니다. 일단 쌀보다 값싼 농작물을 재료로 쓰는데요. 이것을 반복해 끓여 에탄올 함량이 95%가 넘는 주정을 얻어냅니다.

주정을 가져다 마시기에 적당하도록 주정에 물을 타서 농도를 낮춰 희석시키면 우리가 흔히 마시는 초록병 소주가 됩니다. 여러 번 끓이는 과정에서 원재료의 풍미는 대부분 날아가기 때문에 첨가물을 넣는데요.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이 대표적인데, `새로`는 이걸 뺐다고 합니다.

<앵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소주에 과당이 들어가는 걸로 따지면 이색적이긴 합니다. 그럼 단맛을 내는 재료는 아예 없는 건가요?

<기자>

대신해 선택한 게 에리스리톨입니다. 대표적인 설탕 대체재인데요. 설탕과 가장 유사한 맛을 내는 데다 열량과 혈당지수 모두 0에 가까운 성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신제품이 `제로 슈거`임을 강조합니다. MZ세대의 새로운 음주 문화인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즉 즐겁게 건강 관리를 하자는 성향을 겨냥한 건데요. 소주 소비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신제품을 공개한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앵커>

롯데칠성은 이미 제로 탄산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죠. 음료에서 성공한 `제로`를 주류에도 시도해 보겠다는 뜻이군요?

<기자>

올해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탄산 시장 점유율은 50.2%로 예상됩니다. 시장 진출 1년 만의 성과인데요. 이전까지는 사실상 코카콜라의 독무대였죠.

LG생활건강은 2017년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를 통해 `코카콜라 제로슈거`를 선보인 바 있죠. 롯데칠성은 지난해(2021년) 2월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 등으로 반격에 나섰는데요. 출시 직후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시장 우위에 올랐습니다.

이에 힘입어 `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전체 탄산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더해가는 모습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음료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실적 호조로 이어졌는데 롯데칠성음료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 증가했습니다.(39.9% 증가, 637억 원)

<앵커>

주류 사업으로 돌아가보죠. 소주 신제품은 결국 하이트진로를 겨냥한 거 아닙니까?

<기자>

롯데칠성의 사업 부문은 음료와 주류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7대 3 수준입니다.(음료 71.2%, 주류 28.8%) 2017년 이후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주류부문은 지난해 흑자 전환(245억 원)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하이트진로의 벽이 높은 건 사실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각각 60%와 14% 수준입니다. 기존 희석식 소주 중심에서 박재범 소주로 알려진 `원소주`나 편의점 CU의 `빛24` 등 증류주 제품들로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진 만큼 신제품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죠.

실제로 `처음처럼` 출시 이후 롯데칠성의 소주 점유율은 20% 가까이 오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의 신선함이 떨어지고, 일본 불매운동에 휩쓸리며 영향력을 내줬는데요. 그사이 `진로이즈백`의 성공은 롯데칠성과 1위 하이트진로의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했습니다.

<앵커>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면 소주뿐 아니라 각종 수제 맥주에 와인까지 그야말로 무한 경쟁이란 말이 와닿는 상황입니다. 주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소주 신제품에 달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판매 성과는 물론 점유율이 어떻게 변할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 분석인데요. 키움증권은 "오는 4분기 중의 월별 판매량 변화가 향후 점유율 방향성에 중요한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6월 이후 내림세를 보이던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9월 초 바닥을 찍고 반등세에 있습니다. NICE신용평가는 하반기 `양호한 영업이익창출력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주류부문의 실적이 회복되는 가운데, 음료 부문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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