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도 美서 생산"..바이든 행정명령에 우려반 기대반[GO WEST]
[한국경제TV 오민지 기자]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오민지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우리는 추석 명절을 지내는 동안 미국 증시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요?
<기자>
연휴 끝자락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했습니다.
생명공학과 바이오 제조 관련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제고하고 미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인데요.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바이오 생산을 확대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서 바이오 산업까지 미국 자체 생산 기조로 밀어붙이겠다는 의도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관련 연설 들어보시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생명을 구하기 위한 기술을 발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기 미국에서 진보된 생명공학을 제조해야 합니다. 그것이 제가 오늘 연방정부에 생명공학이 미국에서 발명되고 미국에서 만들어지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유입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에 해왔던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부문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바이오 산업까지 자국 내 생산으로 끌어들이려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에는 세계적인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들이 많습니다.
이 기업들이 바이오 연구와 개발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생산은 해외에 기지를 두거나 위탁 생산을 하는 비중이 높은데요.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걸 우려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미국 내에서 커진 겁니다.
따라서 이번 행정명령도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중국 견제책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또 그 배경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당시 제시된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다시 말해 ‘암 문샷’ 프로젝트도 연관돼 있습니다.
암 문샷 프로젝트는 앞으로 25년 동안 미국의 암 사망률을 최소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말하는데요.
2016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암 연구를 위해 18억 달러, 우리돈 2조 5천억원이 투입됐던 프로젝트입니다.
이때 프로젝트 책임자가 바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었고 올해 2월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이 프로젝트를 재점화한 겁니다.
중국도 견제하고, 자국 내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거죠.
<앵커>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골자가 어떻게 되나요?
<기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신규 투자가 들어가는지 지원 관련 세부 내용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이 자국 내 바이오 생산 설비를 확대할 수 있게 기업들을 유도하는 만큼 지원이나 투자 대상이 미국 내 생산 기업에 한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 서명 소식이 나오면서 해외 생산 비중이 큰 글로벌 제약사들은 관련한 우려감 속에 소폭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는데요.
화이자와 일라이릴리, 존슨앤드존슨 등이 소폭 하락하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수혜를 볼 기업은 어디가 있나요?
<기자>
이번 행정명령으로 수혜와 비수혜를 나누기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아 어려운 시점인데요.
다만 암과의 전쟁을 미국 정부가 선포한 만큼 암 관련 바이오 역량을 키워온 기업이 유리할 수 있는데요.
미국 내 암 관련 정책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으로는 이렇게 다섯 개 기업이 꼽힙니다.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 일라이 릴리, 길리어드 사이언스, 머크, 화이자입니다.
이 기업들은 암과 관련해서 바이오 역량이 있는 기업들인데요.
특히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은 건선치료제가 승인을 받으면서 지난 밤에 3.14% 상승했고,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HIV 치료제 특허 분쟁에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4.18% 상승했습니다.
이 기업들은 암과 관련해서 꾸준히 연구개발하고 있는 만큼 개별 호재를 함께 살피면서 투자에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행정명령을 살펴보면 우리 기업들 역시도 지원 대상에 제외될 가능성이 크잖아요.
우려감이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우리 바이오 산업이 특히 위탁 생산에 강점이 있는데요.
우리 바이오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 중입니다.
미국 내 생산 기업에 한정해 지원이 된다면 위탁생산 중인 바이오 기업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면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자회사가 미국 텍사스주에 위탁개발생산 공장을 짓고 있어 수혜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받기도 하는데요.
바이든의 행정명령 소식으로 진원생명과학은 오늘 전 거래일보다 6.93% 상승하면서 장을 마쳤습니다.
<앵커>
우리 기업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자연히 국내 주요 위탁생산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 여부와 계획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SK는 2018년에 미국 최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인 엠팩을 인수했고요.
GC셀은 올해 미국 세포 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 업체인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미국의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시큐러스 생산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했고
SD바이오센서도 미국 체외진단 업체 인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오늘 외교부에서도 이번 행정명령에 따른 우리 업계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발표될 행정명령의 골자에 따라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은 더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앵커>
우리 바이오 기업에는 적신호가 켜진 거로 봐야 하나요?
<기자>
아직 적신호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위탁 생산 기지의 위치만 놓고 보자면 이번 바이든 행정명령으로 우리 기업의 타격이 클수도 있지만 행정명령의 의도를 읽는다면 오히려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근 중국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화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중국 내 선두 위탁계약생산업체와 임상시험수탁기관의 매출 70% 이상이 외국 고객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행정명령이 중국 바이오 산업을 견제하면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에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는 거죠.
아직 행정명령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14일에 발표되는 사항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를 넘어 바이오 시장까지 미중 패권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요.
관련 정책 수혜로 어떤 기업이 울고 웃을지 잘 살펴보셔야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오민지 기자 om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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