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세계 2위..CIO 선임은 '걸음마'
선진국 연기금 후임 CIO 선임 투명성 확보
국내외 불확실성 고조..CIO 중요성 부각
연금개혁 둘러싼 갈등 불가피..안정적 운용 위한 CIO 선임제도 필요
중장기 운
[한국경제TV 김종학 기자]
<앵커>
작년말 현재 948조 원에 달하던 국민연금 기금이 전 세계적인 긴축 여파로 상반기에만 70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습니다.
정부가 국민연금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연금개혁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금운용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를 책임지고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할 최고운용책임자(CIO) 후임 인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김종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 기준 마이너스(-) 21%, 2,300선까지 밀리는 급격한 하락장을 겪었습니다.
이 여파로 세계 2위 연기금인 국민연금 기금도 잠정 수익률 마이너스 8%, 77조원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손실 규모가 상당하지만 마이너스 14% 손실을 입은 노르웨이 연기금과 -11%의 네덜란드 연기금, 미국 캘퍼스(CalPERS)를 감안하면 벤치마크인 주가지수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민연금은 안효준 현 CIO(최고운용책임자)가 취임한 2018년부터 중기자산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대신 해외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렸는데, 이로 인해 지난해 연 10%, 하락장인 올해에도 손실폭을 줄였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만 9% 올라 해외 투자자산의 평가손익을 끌어올렸는데, 하반기 시장이 안정되면서 하락폭을 -4%까지 회복했습니다.
문제는 미국과 한국 등 각국이 긴축에 속도에 맞춰 기금 수익률을 회복시켜야 할 CIO는 임기 만료로 후임 인선을 앞두고 있다는 겁니다.
현재 CIO인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은 자산운용사와 금융그룹을 이끈 경험과 연 10%대 운영 성과 덕에 4년간 기금운용을 이끌어온 인물입니다.
대체할 새 CIO를 선임하려면 통상 두 달 전 인선 절차를 시작해야 하는데, 이를 맡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취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은 30여년 만에 세계 2위의 기금으로 성장했지만, 이 과정에서 연임에 성공한 CIO는 지금까지 단 2명 뿐입니다.
국내외 투자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 후임 CIO를 미리 뽑아 승계하고, 컨트롤타워인 CIO의 연임 제한이 없는 해외 연기금에 비해 턱없이 초라한 현실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운용수익률 회복뿐 아니라 기업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표소송의 수탁위원회 이관 문제 등 산적한 과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정부가 연금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이를 맡을 컨트롤 타워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김종학 기자 jh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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