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함으로 60분 순삭! '멘탈코치 제갈길' [볼까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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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를 다뤄도 어둡지 않다.
12일 첫 방송한 tvN 새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 얘기다.
'멘탈코치 제갈길'은 멘탈코치가 된 전 국가대표가 선수들을 치유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는 스포츠 드라마다.
이후 제갈길은 멘탈코치로 거듭나 성공한 작가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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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를 다뤄도 어둡지 않다. 유쾌함을 유지하며 60분을 ‘순삭’(순간삭제)시킨다. 12일 첫 방송한 tvN 새 월화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 얘기다.
‘멘탈코치 제갈길’은 멘탈코치가 된 전 국가대표가 선수들을 치유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는 스포츠 드라마다. 배우 정우, 이유미, 권율, 박세영 등이 출연한다.
1회에는 제갈길(정우)의 과거와 현재가 담겼다. 13년 전 태권도 선수 제갈길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폭행을 가하는 선배들에게 정면으로 맞섰다. 폭행으로 무릎에 부상까지 입은 그는 자신을 괴롭힌 구태만(권율)과 시합에서 마주했다. KO승을 노렸으나 결과는 편파판정. 제갈길은 십자인대 파열과 빚 3억 원을 떠안은 채 국가대표에서 제명당했다. 이후 제갈길은 멘탈코치로 거듭나 성공한 작가로 산다. 그러던 중 과거 자신의 편을 들다 얻어맞아 태권도를 그만둔 차무태(김도윤)와 재회한다. 차무태는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동생 차가을(이유미)이 슬럼프에 빠졌다며 제갈길에게 멘탈코치를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차가을은 제갈길에 노골적인 거부감을 내비친다. 제갈길 역시 과거 트라우마로 국가대표 관련 일을 거부하려 하나, 차가을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발견하고 돕기로 한다.
첫 방송부터 군더더기 없이 시원하다.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속도감 있게 나아간다. 연출은 드라마가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에 힘을 보탠다. 운동계 폭력의 대물림을 다루지만, 이야기가 어둡게 흘러가지 않는다. 적절한 컴퓨터 그래픽(CG)은 주의를 환기하며 이해를 돕는다. 속도감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MBC ‘앵그리맘’·‘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으로 사회 병폐를 유쾌하게 꼬집던 김반디 작가의 특기가 빛을 발한다. “도망 아니고 탈출, 포기 아니고 새로운 시작, 이기고 지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제갈길의 말은 극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외에도 공감하게 만드는 여러 대사가 몰입도를 키운다.
배우들의 호연도 볼거리다. ‘응답하라 1994’ 이후 9년 만에 tvN으로 돌아온 배우 정우는 제갈길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하며 극에 감칠맛을 더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이유미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쇼트트랙 경기 장면은 그의 연습량을 짐작케 한다. 캐릭터에 동화된 연기와 또렷한 대사 전달력 역시 돋보인다. 권율의 연기는 드라마에 더욱 집중하게 한다. 1회는 시청률 1.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볼까
정의구현 드라마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 권한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재미있게 봤다면 ‘멘탈코치 제갈길’도 일단 보자. 이유미의 첫 주연극이 궁금한 시청자에겐 후회 없을 선택이다.
말까
운동계 병폐를 다룬 만큼 폭력적인 장면이 나온다. 거악에 맞서는 일부 비현실적인 장르물과 달리, 현실에 존재하는 적폐에 대항하는 드라마다. 극이 추구하는 리얼리즘과 맞지 않다면 드라마가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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