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리스크' 속 尹정부 '외교의 시간'..미·중·일 연쇄 외교전
북한이 핵 포기 불가 및 핵 선제 사용을 명시한 ‘핵무력 법령’을 발표하며 북핵 리스크가 고조한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외교의 시간'을 맞았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을 포함해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한·미 공조 태세와 국제사회 속 윤석열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미 외교·국방 만나 '확장억제' 논의
오는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한·미 고위급 외교·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맞선 핵 억제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다. 한국에선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미국 측에선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담당 차관과 콜린 칼 국방부 정책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한·미 양국이 고위급 EDSCG를 개최하는 것은 4년 8개월 만이다. 양국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EDSCG를 조기 재가동키로 합의한 이후 그간 협의체 개최 일정을 조율해 왔다.
이번 2+2 회담에선 북한이 법령을 통해 채택한 선제적 핵 공격과 최근 고조되는 7차 핵실험 위기를 둘러싼 한·미 공조 방안이 핵심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양국은 북한이 핵 공격에 나설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 대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하는 확장 억제 방안을 구체화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문홍석 국방부 부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사용을 기도하면 한·미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해 북한 정권은 자멸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서열 3위 리잔수 상무위원장 방한
리 상무위원장은 방한 기간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미·중 경쟁 사이의 무게추를 미국 쪽으로 옮기며 불거진 ‘대중(對中) 리스크’를 희석할 기회에 해당한다. 동시에 리 상무위원장과의 만남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의 면담을 생략한 것과 대비된단 점에서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영국 거쳐 뉴욕까지…尹 '외교의 시간'
이와 관련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2일 “국제 현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제질서 구축에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대한민국 역할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윤 대통령은 미국·일본 등과의 양자회담 일정을 조율중이다. 우선 한·미 양자회담이 성사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IRA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교력을 모으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한·일 정상회담 일정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 회담 개최가 무산되더라도 ‘풀 어사이드’(약식회담) 등 어떤 형태로든 양 정상이 대면해 대화를 나눌 기회는 마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줄곧 강조해 온 한·일 신뢰 회복의 중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윤석열 정부가 해법을 도출중인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양 정상의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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