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흘 만에 고로 복구.."MZ세대 직원들 큰 힘"(종합)

고로 3기 모두 정상가동
제강 전로 4기도 재가동
비상출하대응반도 운영

포항제철소 전력계통섹션 직원들이 침수된 고압차단기에 윤활제를 분사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스코가 피해복구와 가동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고로 3개를 재가동하는데 성공했고 일부 재강, 연주 설비도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철강 제품을 생산하는 주요 설비가 아직도 흙탕물에 잠겨 정상 가동 시점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내년까지 정상화 못할 수도 있어 조선, 자동차 등 국내 산업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포스코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추석 연휴 동안 이어진 철야 복구작업을 통해 포항제철소 2,3,4고로의 가동을 재개했다. 지난 10일 3고로에 이어 12일 4고로와 2고로가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에 돌입했다.

이어 12일부터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강철로 만드는 제강과 액체 상태의 철을 고체화하는 연주설비 복구에 집중, 제강공장 전로 총 7기 중 4기와 연주 총 8기 중 4기를 재가동했다.

고로가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정상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특히 냉천 인근에 있어 하천의 범람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압연 라인은 복구작업에만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복구 이후 장비, 기자재 점검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야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압연 라인의 배수 작업은 80% 정도 마무리됐다"면서도 "우선적으로 가동이 필요한 1열연공장과 3후판공장은 배수가 완료돼 전원을 연결했지만, 압연 라인 지하시설물 복구가 마무리돼야 정확한 피해 규모 추산 및 압연 라인 복구나 가동 계획이 수립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포스코 MZ세대 직원들까지 발벗고 나서 피해복구에 큰 역할을 했다.

복전(復電) 작업을 주도한 포항제철소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은 전체 직원 34명 중 2-30대 직원 비율이 90%에 달하는 젊은 조직이다. 이들은 고로 재가동을 위해 3일간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밤을 지새우며 작업에 임한 것.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전체 정전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상황"이라며 "전등 하나 켜지지 않는 공장 안에서 직원들은 랜턴 불빛에만 의지한 채 어둠속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고 직원들은 위기에 더욱 단결하여 기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일부 반제품을 광양제철소로 넘겨서 제품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리 일정 조정 등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 고객사의 긴급요청에 대응한다. 이날부터 비상출하대응반을 가동해 보유 재고를 신속하게 출하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제품 생산에는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포항제철소 제품을 이용해 왔던 조선과 자동차, 건설업이 영향권에 놓였다. 포항제철소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1685만t으로 국내 총생산량의 35%를 차지한다.

최정우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 회장은 12일 포항제철소를 찾아 "복구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며, 서두름 없이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복구작업에 임해달라"며 "냉천 범람으로 인한 침수와 복구과정에서 제철소를 지키고 살리기 위해 보여준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