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저지·트라우트·푸홀스..MLB 뒤흔드는 홈런 퍼레이드

배영은 2022. 9. 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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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와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 두 괴물 선수의 최우수선수(MVP) 경쟁이 뜨겁다. 에인절스와 양키스는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와 동부지구에 각각 소속돼 있다. 정규시즌 AL MVP에 오르려면 둘 다 만만치 않은 라이벌을 넘어야 한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AP=연합뉴스


오타니는 MLB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유일무이한 선수다. 13일(한국시간)까지 투수로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면서 타자로 타율 0.267, 홈런 34개, 88타점을 올리고 있다.

임팩트도 강하다. 오타니는 지난 11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 3회 2사 2·3루에서 카일 터커에게 시속 163㎞(101.4마일)짜리 직구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MLB닷컴은 "그 공은 MLB가 투구추적시스템(PTS)을 공식 도입한 2008년 이후, 에인절스 소속 투수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이라고 전했다.

이튿날인 12일에는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뒤 1회 무사 3루에서 휴스턴 선발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의 커브를 걷어 올려 시즌 34호 홈런을 때려냈다. 오타니는 공이 배트에 맞은 직후 오른팔 하나로 끝까지 스윙을 유지해 담장을 넘겼는데, 이 타구는 시속 162㎞(100.5마일)의 속도로 118m를 날아갔다. 오른팔로 하루는 최고 시속 163㎞의 광속구를 뿌리고, 하루는 시속 162㎞의 총알 같은 홈런을 터트린 것이다.

USA 투데이는 "한 손으로 홈런을 치는 오타니를 보고 MLB 팬들은 경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썼다. MLB 네트워크는 "이 홈런을 통해 오타니가 역대 최고의 야구선수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 같다"고 감탄했다.

오타니가 AL MVP로 뽑히면, 2년 연속 수상이 된다. 그는 지난해 이미 만장일치로 AL MVP에 올랐다. MLB 역사상 최초로 100이닝 투구-100탈삼진-100안타-100타점-100득점을 동시 달성한 그를 넘을 선수는 없었다. 홈런 48개를 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만화 같은 활약을 펼친 오타니에 밀려 1위 표를 한 장도 받지 못했다.

뉴욕 양키스 에런 저지. USA 투데이=연합뉴스


오티니는 올 시즌도 지난해를 능가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올해의 경쟁자 저지는 게레로 주니어보다 강력하다. 13일까지 타율 0.307, 홈런 55개, 121타점을 기록해 21년 만의 한 시즌 60홈런 기록에 6개 차로 다가섰다.

150년 가까운 MLB 역사에서 한 시즌 60홈런을 돌파한 타자는 베이브 루스(1927년 60개), 로저 매리스(1961년 61개), 새미 소사(1998년 66개·1999년 63개·2001년 64개), 마크 맥과이어(1998년 70개·1999년 65개), 배리 본즈(2001년 73개) 등 5명뿐이다. 이들 중 금지약물 복용 이력이 적발된 소사, 맥과이어, 본즈를 제외하면 1961년의 매리스가 마지막 60홈런 타자다. 저지의 60홈런 달성 여부에 따라 AL MVP 레이스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저지는 최근 숨을 고르고 있다. 지난 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이후 5경기 연속 홈런을 생산하지 못했다. 그러나 타격감은 여전히 좋다. 지난 10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3안타를 포함해 9~11일 경기에서 모두 2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12일 경기에서도 적시타를 쳤다. 홈런 몰아치기에 능한 편이라 남은 21경기에서 홈런 5개를 추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MLB닷컴은 "저지는 루스처럼 투수 대부분이 미국 태생의 백인이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또 지금은 소사, 맥과이어, 본즈의 시대와 달리 '파워 히팅'이 대세인 시기도 아니다"라며 "투수들의 수준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 저지의 60홈런 도전은 그래서 더 어렵고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우트 AP=연합뉴스


MLB의 9월은 오타니와 저지의 MVP 경쟁 외에도 슈퍼스타들의 기록적인 홈런 소식으로 연일 뜨겁다. 오타니의 팀 동료인 마이크 트라우트(31)는 1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시즌 35호포를 터트려 7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했다. 데일 롱(1956년), 돈 매팅리(1987년), 켄 그리피 주니어(1993년)가 공동 보유한 MLB 최다 기록(8경기)이 눈앞이다. 트라우트는 에인절스에서 오타니보다 홈런을 많이 친, 유일한 타자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난 12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개인 통산 697호 홈런을 쳤다. 본즈(762개), 행크 에런(755개), 루스(714개)에 이은 MLB 역대 네 번째 700홈런 고지까지 3개만 남겨뒀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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