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와 부산고 맞대결.. 고교야구 피날레 누가 웃을까

박장식 2022. 9. 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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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대기] 3년 연속 패권 도전하는 강릉고, 22년 만에 우승 도전하는 부산고

[박장식 기자]

 봉황대기가 열리는 목동야구장.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웃는 팀은 어떤 학교가 될까.
ⓒ 박장식
 
고교야구 '신흥 강호' 강릉고등학교가 올해의 마지막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3년 연속으로 우승기를 안고 돌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상대도 만만치 않다. 이미 12번의 전국 우승을 경험했던 전통의 야구 명가 부산고등학교가 22년 만의 전국대회 결승 무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2시부터 목동야구장에서 50번째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결승전이 열린다. 매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관하는 전국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봉황대기는 여느 대회보다도 선수들, 그리고 사령탑의 간절함이 남다르다.

강릉고는 사령탑의 부재 속에서도 선수들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노린다. 켜켜이 쌓인 전국대회 경험을 통해 선수들 개개인에 새겨진 우승 DNA를 풀어내길 원한다. 부산고는 '라이벌' 경남고등학교가 올해 황금사자기 우승기를 가져갔으니 만큼, 봉황대기 우승기를 차지함으로써 자존심을 지켜내고자 한다.

위세 꺾였다고? 강고의 DNA는 여전하다
  
김진욱(현 롯데)의 활약 속 이뤄낸 2019년 전국대회 두 번의 준우승, 그리고 2020년 대통령배 우승을 시작으로 2021년 황금사자기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던 강릉고등학교. 올해에는 앞서 열렸던 전국대회에서 4강 문턱을 한 번도 오르지 못하며 전국대회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던 강릉고의 위상이 꺾이지 않았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봉황대기는 '강고' 선수들에게 있던 DNA가 여전함을 알 수 있었다. 3학년 조경민, 김백산 듀오가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 못잖은 좋은 피칭을 보이는 데다, 2학년 육청명 선수는 지난 대회에서의 부진을 딛고 이번 대회 단 한 번의 실점도 내주지 않는 '제로맨'으로 거듭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번 봉황대기 결승에 오른 강릉고등학교 선수들.
ⓒ 박장식
 
타격에서도 물이 올랐다. 당장 추석 연휴 이전 열린 준결승전에서 황우영 선수가 누의 공과로 아웃되기는 했지만, 상대의 에러를 틈타 그라운드 홈런을 시도하는 등 타격과 주루에서 활약을 보였다. 2학년부터 주전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4번 타자 김예준 역시 강릉고의 방망이를 책임질 준비를 마쳤다.

당장 단 한 번도 석 점 이상의 점수를 내준 적 없는 마운드의 위력, 필요할 때면 봇물 터지듯 나오는 타선의 힘은 강릉고의 결승행을 만든 주인공이었다. 특히 1회전부터 준결승까지의 팀 타율은 3할 1푼 7리, 평균 득점도 7점에 달한다.

비록 승부사 최재호 감독이 U-18 야구 월드컵 감독으로 나선 탓에 자리를 비웠지만, 프로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이창열 코치가 최 감독의 가르침을 받들어 경기에 나서고 있고, 이미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에게 각인된 DNA는 최 감독이 직접 지켜보지 않더라도 이미 발산할 준비가 끝난 셈이다.

'부고가 왔다!' 22년 만의 우승 도전 만든 철벽 마운드

지난 5월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라이벌' 경남고등학교의 응원가 '후라 경고'가 울려퍼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부러운 표정으로 지켜봤을 부산고등학교의 선수들과 동문들. 이제는 부산고등학교 응원가 '부고가 왔다!'도 목동의 푸른 가을 하늘을 뒤덮을 준비가 끝났다.

2019년에는 청룡기와 대통령배의 4강에 안착했지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던 부산고등학교. 3년이 지난 이번 봉황대기에는 부산고등학교 선수들이 마운드의 힘으로 22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부산고등학교도 임정균을 필두로 성영탁, 원상현에 이르는 '부고 트로이카'가 이번 봉황대기 큰 활약을 펼쳤다.

3학년 임정균은 이번 대회에서 5경기 13.1이닝에 등판해 무려 20번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괴력투를 펼쳤다. 특히 임정균 선수는 0.6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에이스서의 면모도 드러낸다. 성영탁 선수와 원상현 선수 역시 0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바탕으로 이번 대회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부산고등학교 성영탁 선수.
ⓒ 박장식
 
부산고등학교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 2000년 대통령배. 당시 투타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친 추신수(현 SSG), 그리고 정근우(은퇴)의 활약 속 이뤄낸 우승이었지만, 22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전국대회 우승이 없었던 것에 아쉬움이 컸다. 그런 와중 추신수 선수가 모교 후배들을 위해 3억의 기부금을 쾌척해 부산고 야구부 시설의 개선이 이뤄지기도 했다.

박계원 감독도 "추신수 선수가 3억 지원해준 것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다. 추신수 선수 덕에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것만 해도 영광이다"라고 했던 만큼, 그런 선배의 지원을 등에 업고 숱한 선배들이 이뤄내지 못했던 우승의 꿈을 후배들이 이뤄낸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테다.

방패와 방패의 싸움... 목동을 주목하라

1회전부터 6번의 경기를 거치는 동안 부산고등학교와 강릉고등학교는 마운드의 중요성을 실감케 했다. 부산고등학교의 이번 대회 평균자책점은 0.88에 달하고, 강릉고 역시 대회 평균자책점이 1.44을 기록하는 등 마운드 위의 투수들의 총력전이 지난 예선만큼 이어질지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특히 추석 연휴 이전에 치러졌던 준결승 이후 5일 만에 맞붙는 결승 대결인 만큼 모든 투수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특히 부산고와 강릉고 모두 다른 학교에서는 에이스 노릇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세 명씩 있다 보니, 이 선수들이 차례로 펼치는 총력전 역시 이번 봉황대기 결승의 멋이 될 테다.

13일 오후 목동야구장에서 2시부터 펼쳐지는 봉황대기 결승. 올해 라이벌이 우승기를 먼저 들어올리는 것을 봤던 부산고등학교가 역시 우승기를 가져갈지, 강릉고등학교가 3년 연속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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