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자립준비청년 내팽개쳐져 있어..쓸 돈은 딱 써야"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보호종료 후 홀로서기를 앞둔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 “긴축재정 하더라도 (정부가) 쓸 돈은 써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에 위치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을 방문해 자립준비청년의 주거공간인 자립생활관을 둘러보고, 자립준비청년 및 전담기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실 우리 자립준비청년들의 문제점을 잘 몰랐었다”면서 지난해 말 대선 과정에서 서울의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국가가 이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를 못하고, (자립준비청년들이) 너무 정말 내팽겨쳐져 있는 국민들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면서 “18살 되면 별 준비 없이 돈 500만원 쥐어주고 사회에 나가서 ‘너 알아서 살아라’ 그러니까 대부분 소식도 끊기고, 관리도 안되고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이 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려은 그러면서 당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립준비청년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취임하면 하루아침에 당장 바꿀 수 없지만 자립준비청년을 잘 살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기업과 종교 단체, 학교에서도 이렇게 관심을 갖고 애써주시는 것을 보고 정부 대표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민간에서 잘해 주시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정부도 아무리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 재정을 하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쓸 돈은 써가면서 청년들의 미래 준비를 위해 아주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난달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을 언급하며, 최근의 가슴 아픈 일에 마음이 무겁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은 삼성전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 중 하나로 최대 2년간 1인 1실로 거주할 수 있는 20개의 독립된 주거공간과 각종 체험실을 갖추고 있다.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아동 중 보호종료 후 5년이 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 등에게 1대1 관리와 자립지원 통합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삼성 희망디딤돌 센터는 충남을 포함해 전국 9곳이 있으며 연내 전남과 충북에도 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내부 시설을 돌아본 뒤 “지방근무 공무원 관사 수준은 되는 것 같다”며 “물론 (사용자) 본인에게는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과경연 수상자인 한 청년으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빵을 선물 받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을 관계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상급학교 교육을 받고 싶고 일자리를 얻고 싶고 안정된 주거지를 갖고자 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바람이 꺾여서는 안 된다”며 “국가가 전적인 책임을 지고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부모의 심정으로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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