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돌아온 '아육대'.. 과거의 영광 재현은 글쎄?

김상화 2022. 9. 13.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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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MBC <아이돌 스타 선수권대회> 이색 볼거리에도 예전 같지 않은 인기

[김상화 기자]

 2022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 MBC
 
MBC의 추석 특집 예능 <아이돌 스타 선수권대회>(아래 '아육대')가 무려 2년 8개월여 만에 돌아왔다.  지난 2020년 1월 설특집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인원 동원이 불가능해지면서 제작이 중단되었던 <아육대>는 그간의 공백을 깨고 추석 연휴 기간 시청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2020년 추석 연휴에 e-스포츠 한정으로 소규모 개최가 있긴 했지만 단발성 진행에 그쳤고 올해에는 9일과 12일엔 기존 <아육대>, 11일 <아이돌 e-스포츠 선수권대회> 등 무려 3일에 걸쳐 방영이 이뤄졌다. 명절 특집 예능이 대부분 사라진 요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이번 추석 특집 <아육대>에 상당히 큰 비중을 할애했음을 알 수 있다.  

전성기 시절의 <아육대>는 때론 두자릿수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명절 연휴를 풍성하게 채워준 MBC의 간판 프로그램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위상은 예전 같지 않았다. 햇수로는 근 3년 만의 귀환이 이뤄진 올해 추석 특집 <아육대>는 과연 어땠을까?

화려한 볼거리 제공한 첫날 댄스 스포츠
 
 2022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 MBC
 
올해 추석 특집 <아육대>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첫날 9일 소개된 '댄스 스포츠' 경연이었다. 기본적으로 춤에는 능통한 아이돌 스타들의 특징과도 잘 어울리는 스포츠라는 점에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종목이 아닐 수 없었다.  

디케이지 재찬, 피원하모니 인탁, 유나이트 은상, 위아이 김동한, 엔믹스 설윤, 빌리 츠키, 권은비, 케플러 샤오팅 등 참가자들은 전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수려한 몸놀림과 절도있는 동작으로 현장에서 지켜본 동료들과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줬다. 특히 중국에서 각종 댄스 스포츠 대회에서 입상한 바 있는 샤오팅은 경력자 답게 첫 번째 발동작만으로 단번에 "고수의 등장이다"를 알리면서 우승을 차지해 눈길을 모았다.  

바쁜 와중에서 시간을 할애하면서 연습을 해왔던 참가자들은 각자 경연에 박수를 보내고 때론 눈물도 흘리는 등 각기 마치 하나의 팀원이 된 것 마냥 서로를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했다. 점수에 따른 순위가 정해지긴 했지만 이날 만큼은 모두가 승자가 된 하루였다. 

단일 게임으로 치뤄진 e-스포츠... 6년 만에 돌아온 풋살
 
 2022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 MBC
 
올해 <아육대>의 e-스포츠 종목은 전통의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아래 '베그') 하나로만 진행되었다. 1인, 2인, 단체전 등 3개 분야로 각각 치른 '베그' 게임에선 아무래도 남자 아이돌 참가자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늘 그랬지만 많은 수의 적을 맞춰 쓰러 뜨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게 중요한 종목이다. 그렇다보니 최종 단계에서 딱 한 명 적을 맞추고 어부지리식으로 상위권에 오르는 참가자들도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육대> 세 번째 날에는 무려 6년 만에 돌아온 풋살 종목의 치열한 경쟁이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참가자 부상 문제 등으로 인해 한동안 자취를 감췄지만 최근 방송가에 불고 있는 축구 및 스포츠 예능의 열풍과 더불어 <아육대> 역시 풋살을 다시 등장시켰다.  

숨겨진 능력자들이 많다보니 전문 선수 못잖은 발재간을 보여주는 참가자들이 다수 목격되었고 한 경기 14골이 터질 만큼 뜨거운 공격 축구로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이밖에 전통의 인기 종목 양궁 결승을 비롯해서 육상 60미터 달리기, 400미터 계주 등 다채로운 종목들로 마지막 날을 장식하며 추석특집 <아육대>는 그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예년 대비 미지근한 반응, 이유는 뭘까?
 
 2022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 MBC
 
모처럼 재개된 프로그램인 만큼 엄청난 물량 투입이 느껴진 총 3회에 걸친 추석 특집 <아육대>는 풍성함으로 채우기 위한 노력이 분명 엿보이긴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아육대>는 '왕의 귀환'이라고 비유하기엔 아쉬움을 남겼다. 2년 전 대비 한층 낮아진 시청률(2020 설날 3회차 5.8% → 올해 추석 1회차 2.8%,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은 OTT 등 다양한 형태로 달라진 시청 방식을 이유로 들더라도 '특집'이라는 이름에는 다소 걸맞지 않은 느낌이었다.
특히 특정 그룹의 팬들이라면 굳이 본방 사수할 필요 없이 한 달 전 진행된 녹화 현장에서 몰래 촬영된 직캠 영상으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모습만 보면 그뿐인 것이다. 댄스 스포츠만 하더라도 경기장 뒷편에서 벌어진 훈훈한 모습들을 유튜브, 트위터 등 다양한 공간 속 영상으로 일찌감치 만날 수 있다보니 굳이 TV로 프로그램을 봐야 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2022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
ⓒ MBC
 
팬덤 위주로 운영되는 요즘 신예 케이팝 그룹에 대한 사람들의 낮은 인지도 역시 <아육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 이름만 대면 많은 이들이 알 만한 유명 팀들은 이제 <아육대>에 출전하지 않는다. 그 빈자리는 속속 등장하는 신예들이 메우고 있는데 보편적인 시청자 입장에선 "누구지?"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그저 모르는 어린 친구들의 대거 등장처럼 여겨질 뿐이었다. 

재미라는 관점에서도 MBC의 <아육대>는 지난 7~8월 tvN이 방영한 <출장 십오야 - 하이브 편>과도 비교해 부족함을 드러낸다. 마치 야유회+운동회 형식을 빌어 방영된 이때의 방영분은 국내외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기존 나영석PD식 예능으로도 충분히 아이돌 팬들에게 만족감, 재미를 골고루 선사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여러 종목 진행에만 급급한 <아육대>의 특색없는 진행은 시대 변화에 맞춰 달라질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  

이밖에 오랜 기간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인기 그룹 위주 분량 만들기는 올해 <아육대>에서도 여전했다.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알아볼 수 있는 인지도 높은 참가자 중심 제작의 불가피성을 감안하더라도 몇몇 소수의 그룹, 인원을 위해 다수의 아이돌을 마치 들러리 마냥 활용하는 방식은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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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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