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복 우려·국가간 갈등에 美 주도 칩4 난항..韓 '가장 주저'"

정현진 2022. 9. 13. 11: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이 주도해 한국, 일본, 대만과 만들려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4' 동맹 구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외신은 특히 한국을 칩4 참여 동맹국 중 가장 주저하고 있는 국가라고 표현하면서, 한 미국 정부 관계자가 한국이 칩4를 두고 대형 반도체 업체들 간의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적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미국이 주도해 한국, 일본, 대만과 만들려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4' 동맹 구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와 악화한 한일 관계 등 국가 간 갈등으로 인해 예비회의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외신은 이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칩4 동맹 구상을 밝힌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칩4 동맹에 참여할 국가를 대상으로 확답을 받고 예비회의를 개최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가들이 난색을 보이면서 예비회의 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화연구소(CSIS)의 수자이 시바쿠마르 선임 연구원은 외신에 "미국이 공급망을 강화하고 이 분야의 산업 기반을 재구성하기 위한 여유를 두려면 동맹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칩4가 중국의 반도체 발전을 부분적으로 늦추기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 외신은 중국의 보복에 대한 공포가 칩4 구축을 어렵게 한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IT 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주요 부품과 재료 공급원으로 중국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반도체 업계를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가 있는 대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다수 있는 일본이 칩4에 쉽사리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일본과 한국이 중국을 의식해 대만이 공식적으로 포함되는 정부 차원의 그룹에 포함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외신은 특히 한국을 칩4 참여 동맹국 중 가장 주저하고 있는 국가라고 표현하면서, 한 미국 정부 관계자가 한국이 칩4를 두고 대형 반도체 업체들 간의 경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적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첨단 공정을 두고 삼성전자와 TSMC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외신은 "한국에서 일부가 미국이 이를 활용해 인텔과 마이크론에 경쟁우위를 제공하려 시도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의 경우 한국이 칩4에 들어오면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강화로 아직 분쟁이 있는 한일의 상황을 고려해 동맹의 범주가 제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외신은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산업상은 일본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미국, 다른 국가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만 경제 안보에 대한 노력이 산업 활동을 방해하거나 혁신 또는 효율성을 헤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신은 한국의 한 고위급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향후 개최될 예비회의에 참석하는 것 외에 다른 약속은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 정부 관계자는 외신에 "그들(한국)은 배제되는 것을 원치 않고 솔직히 그들(한국)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다"면서 한국이 사실상 동맹에 들어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