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쇼트 시네마④] '면접', 당신이라면?..5분의 알찬 스릴러

류지윤 2022. 9. 1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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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김용호 감독의 단편영화 '면접'의 감상을 한 단어로 남기자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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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진출작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김용호 감독의 단편영화 '면접'의 감상을 한 단어로 남기자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다. 장기 취업난으로, 누군가에게 면접 기회는 절실한 희망의 한 줄기다. '면접'은 취업 준비생의 이 같은 마음으로 이용해 5분 만에 기승전결을 다 담은 단편 스릴러를 만들었다.


난생처음으로 서류 전형에 합격한 미숙은, 회사 면접을 앞두고 한껏 긴장해 있다. 그러나 사무실은 텅 비어있다. 마치 망한 회사의 최후 같아 사무실을 나가려는 순간, 구석에서 벨 소리가 울린다. 미숙은 조심스레 수화기를 귀에 가져다 댄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는 상대가 누군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자신의 할 말만 한다.


남자의 용건은 사장실 캐비닛 속에서 있는 비자금을 챙겨 빨리 나오라는 것이다. 미숙이 누구냐고, 무슨 일이냐고 물을 여유도 주지 않은 채 남자는 전화를 다급하게 끊었다.


미숙은 그냥 나가려다, 남자의 말에 호기심이 발동해 사장실 캐비닛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정말로 캐비닛 안에는 가방 속에 돈다발이 들어있다. 고민의 연속이다. 캐비닛 문을 닫지만, 다시 미숙은 돈을 챙긴다. 이 돈만 있으면 당분간 취업난으로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웃음을 머금고 사무실을 나가려는 순간, 스피커에서 음성이 들려온다.


"수험번호 257번. 불합격입니다. 하반기 공채에 지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귀하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이는 면접자의 인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꾸며진 상황이었던 것이다. 선혈이 낭자하고 누군가 죽어야만 섬뜩한 게 아니다. 이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한 선택이 자신을 다시 나락으로 떨어뜨릴 때, 그리고 이 선택이 스스로 수치스러울 때, 이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이 있을까. 김용호 감독은 푸른 빛의 조명과 긴장감을 형성하는 사운드로 미숙이 겪는 상황을 하나의 사건처럼 전개시킨다. 단편 영화의 미덕인 간결함과 임팩트, 허를 찌르는 아이디어까지 고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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