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하이트진로 노사 갈등 봉합에도 씁쓸함이 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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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청구 소송과 운송료 인상 등을 둘러싼 하이트진로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갈등이 노사 합의로 종결됐다.
화물연대가 요구해 온 합의안을 하이트진로가 대부분 수용하기로 하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전면파업 돌입 이후 여러 차례 하이트진로 공장 앞을 화물차로 점거하고 운송을 방해하는 등 불법 행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이후에도 화물연대 측은 기습적으로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해 24일간 농성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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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운송료 인상 등을 둘러싼 하이트진로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갈등이 노사 합의로 종결됐다.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손해가 누적된 탓에 어떻게든 합의점에 도달한 것은 양측 모두에 잘된 일이다. 하지만 추석 전 협상 타결이라는 극적인 드라마에도 씁쓸한 뒷맛은 남는다. 화물연대가 요구해 온 합의안을 하이트진로가 대부분 수용하기로 하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측은 가장 큰 쟁점이었던 조합원에 대한 손배소 제기와 가압류 철회를 비롯해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등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조합원 복직 문제와 관련해서도 양측은 이번 사태의 책임자 일부만 계약 해지하는 것에 동의했다. 확실한 재발 방지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또다시 갈등이 벌어질 경우 이런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화물연대 측이 주장한 합의안이 대부분 수용된 셈인데, 이 같은 요구가 관철되기 전까지 과정도 문제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전면파업 돌입 이후 여러 차례 하이트진로 공장 앞을 화물차로 점거하고 운송을 방해하는 등 불법 행위를 이어왔다. 주장이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위는 점점 과격한 양상을 보였고 급기야 이천 공장 앞에선 한 운전자가 불법 주차한 화물차를 들이받아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화물연대 측은 기습적으로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해 24일간 농성을 벌여왔다. 엄연한 불법 행위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났지만 하이트진로가 결국 백기를 들면서 이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게 된 셈이다. 강성 노조의 불법행위에 또다시 면죄부를 쥐여주는 꼴이 됐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불법행위를 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있다.
이번 일은 좋지 않은 선례로 남게 됐지만 앞으론 이런 일이 이어져선 안 된다. 기업이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도 중요하지만 정부 역시 불법 행위에 대해선 신속하고 엄정하게 공권력을 사용해야 한다. 그래야 매번 때가 되면 반복되는 불법 파업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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