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도 팬서비스도 완벽.. 김광현 '와이어 투 와이어'도 해낼까

유준상 2022. 9. 1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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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야구계에 큰 울림 주는 김광현.. 화려한 피날레 장식할지 기대

[유준상 기자]

4년 총액 151억 원, 20억 원의 옵션이 붙은 계약이라고 해도 파격적인 액수였다. 그만큼 에이스의 귀환에 팀의 기대치가 높았다. 자칫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2년간 미국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낀 김광현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KBO리그에 돌아왔다.

7월 중순 대상포진으로 고생한 것을 제외하면 시즌 내내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돌았다. 윌머 폰트와 함께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축한 덕분에 SSG 랜더스는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하루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까지 바라본다.
 
 13일 현재 평균자책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SSG 랜더스 김광현
ⓒ SSG 랜더스
 
MVP 후보로 손색이 없는 김광현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빅리그 진출 직전 시즌(2019년)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2019년 147.1km, 2022년 145.5km)이 낮다. 타선의 득점 지원(2019년 5.68점, 2022년 5.58점)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성적은 오히려 올해가 더 좋다.

올 시즌 김광현은 24경기에 선발 등판해 148⅓이닝 12승 2패 평균자책점 1.94를 올렸다. 여러 지표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김광현이 등판했을 때 팀은 19승 1무 4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826에 달한다.

빅리그에서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값진 경험을 한 게 김광현에게 큰 도움이 됐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는 물론이고 스플리터, 커브까지 섞어 던지면서 타자 입장에서는 공략하기 더 까다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설령 루상에 주자를 내보내도 흔들리지 않는다. 81.9%의 잔루율로 규정 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국내 선발 투수 중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김광현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8일 인천 남동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직접 선물을 전달한 김광현
ⓒ SSG 랜더스
사비 털어 적극적인 팬서비스 펼치는 김광현

올 시즌 김광현의 존재감이 돋보이는 것은 성적이나 퍼포먼스 때문만이 아니다. 차원이 다른 '팬서비스'가 SSG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국내에 돌아올 때부터 팬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니 사비를 털어 팬들에게 다양한 선물을 건네는 중이다.

이른바 'KK 위닝 플랜'으로, 김광현이 승수를 추가할 때마다 특별한 팬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천 지역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전원에게 문구 세트, 홈 경기 티켓으로 구성된 'KK 드림 기프트'를 준 것을 시작으로 KK 수건과 초코우유, 쿨러백, 시그니처 와인, 텀블러, 우산, 손 선풍기, 선쿠션, 피크닉 의자, 유니폼, 에코백 등이 팬들에게 전해졌다.

현장에서 이벤트가 진행될 때면 당일 새벽부터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 긴 줄이 늘어서는가 하면, 승수가 쌓일수록 그 스케일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특히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을 때 특별 제작된 'KK 유니폼'에 대한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8일에는 김광현이 직접 인천 지역의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시즌 첫 승 선물인 'KK 드림 기프트'를 전달했다. 정규시즌 일정이 한창 진행 중임에도 짬을 낸 김광현의 등장에 학생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이러한 움직임에 SSG 선수들도 팬서비스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너 나 할 것 없이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고 있다. 경기 전 그물망을 사이로 잠시나마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광경이 아니다. 랜더스필드의 '일상'이 됐다.
 
 올 시즌 SSG 팬들을 기쁘게 했던 김광현이 올가을 팀을 정상으로 이끌 수 있을까.
ⓒ SSG 랜더스
팀, 개인 성적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어느덧 9월 중순에 접어든 SSG에게 남은 경기 수는 19경기로, 장기간 연패에 빠지지 않는 이상 2위 LG 트윈스의 추격을 뿌리칠 것으로 전망된다. SSG가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다면 4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및 12년 만의 통합 우승에 도전하게 된다.

올해가 '우승 적기'라고 판단한 구단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팀은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팬서비스에 '진심'이었던 선수와 구단의 진심이 통하면서 SSG는 올 시즌 홈 관중(13일 기준 81만 8475명) 순위에 있어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

또 한 가지, 11일 한화 이글스전을 통해 평균자책점 1점대에 재진입한 김광현은 단 네 명의 좌완투수만 달성한 기록에 도전장을 내민다.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을 마크한 좌완투수는 1990년 송진우, 1991년 조규제, 1996년 구대성, 2010년 류현진 단 네 명뿐이었다. 선발투수만 놓고 보면 2010년 류현진이 유일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야구장 안팎에서 '프로'다웠던 김광현은 야구계에 큰 울림을 주었다. 시간이 지나도 많은 팬들 사이에서 회자될 2022년의 김광현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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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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