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더 다이버' "바다 탐험과 초밥집 경영 두마리 토끼 잡았죠" [쿠키인터뷰]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다음달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의 얼리 엑세스(미리 해보기)를 진행한다. 민트로켓은 넥슨이 참신함과 새로운 도전을 목표로 비교적 작은 게임을 관리하는 브랜드다.
쿠키뉴스는 지난 7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 개발진(황재호 디렉터·정기엽 아트 디렉터·우찬희 기획 파트장)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스타 2018’에서 넥슨이 ‘데이브’라는 명칭으로 공개한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개발된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장르 PC‧콘솔 신작이다. 이 게임은 2D픽셀과 3D가 결합된 독특한 아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게임의 메인 콘텐츠로는 바다 속을 탐험하며 해양 재료를 포획하는 ‘블루홀 탐사’, 포획한 재료로 게임 내 재화를 벌 수 있는 ‘초밥집’ 운영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황재호 디렉터는 이를 ‘하이브리드 장르’라고 명칭했다.
지난 6월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해당 기간 데모 버전을 플레이한 유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한국 유저는 4.6점(5점 만점 기준), 글로벌 유저는 4.8점을 줬다.
황 디렉터는 “데이브 더 다이버는 모험과 타이쿤 요소 등 두가지 장르가 혼합이된 하이브리드 장르 게임”이라며 “이 작품으로 한국 게임의 위상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초밥과 해양탐험이라는 소재의 결합이 굉장히 신선하다. 어떻게 구상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황재호 : 바다를 테마로 한 게임이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대부분이 해저에서 진행되는 상황이 위주가 되는데, 우리는 바다를 탐험하는 다이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다이버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하다 보니,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로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심야식당’을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심야식당에서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게임 내에서 바다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정기엽 : 아트적인 측면에서 어떤 식으로 바다를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특히 저희는 2D 픽셀 형태의 그래픽을 차용했는데, 초반에는 비주얼적으로 만족할 때까지 여러 가지 연구를 했다. 특히 수면 아래의 미지의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던 욕심이 커서 그런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다.
2D 픽셀과 3D의 결합으로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의도인지 궁금하다.
황재호 : 이 게임의 콘셉트는 바다에서 작살로 물고기를 잡는 것인데, 3D에서는 작살이 날아가는 것이 느리게 보일 수 있다. 저희는 데이브 더 다이버에서 아케이드적인 사냥의 재미를 주고 싶었다. 동시에 아름답게 바다를 표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바다의 뒷배경은 3D이고 앞에는 2D픽셀 형태로 표현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제가 기엽 님께 조금 부리한 부탁을 드렸는데, 몇 달 동안 집중해서 결국 구현해주셨다.
정기엽 : 3D 배경을 구현할 때 강점은 깊은 공간이 드러나는 것인데, 이런 부분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2D에서 느낄 수 있는 타격감도 적절하게 살려야 했다. 특히 두 결합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지 않아서 자료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처음 만들어진 결과물을 정면에서 보면 괜찮았지만, 다른 시점에서 보면 어색한 경우가 있었다. 2D의 제한적인 뷰에서 크게 문제가 없던 부분도 입체에서는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 이런 부분을 가리는 작업도 필요했다.
아트워크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정기엽 : 캐릭터 디자인의 경우 레퍼런스가 상대적으로 많아 표현하기 수월했는데, 앞서 말했던 것처럼 바다의 모습과 환경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황재호 : 덧붙이자면, 현실 바다의 색감은 굉장히 화려하다. 형형색색의 산호초를 그대로 표현하면 배경으로 시선이 분산돼, 캐릭터의 가시성이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아트 팀에 색감에 대해 신경써달라는 부탁을 많이 했는데, 바닷 속 색채를 톤 다운해서 조금 어두운 느낌을 주려했다.
개성 넘치는 스토리로 호평을 받았는데, 해양 탐험과 초밥집 경영 스토리를 짜게 된 배경이 있는지 궁금하다.
황재호 :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 등장인물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데, 마스터가 이들에게 맞춤 요리를 제공하는 콘셉트가 매력적이었다. 그래서 데이브 더 다이버에도 저녁에 열리는 초밥집 설정을 도입하게 됐다.
주인공이 물고기를 잡아오는 장소를 블루홀로 정한 것도 이유가 있다. 사실 광활한 바다의 모든 모습을 표현하기에는 개발 여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탐험의 주 무대를 매번 지형이 변하는 블루홀로 제한했다. 다양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데, 만화 ‘원피스’에 등장하는 ‘올블루’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잡은 다양한 물고기로 심야식당 형태의 초밥집을 운영한다면, 장사가 잘 될 것이고 설정이 정리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냥 도구가 굉장히 다양했다. 어디서 영감을 얻었는지 궁금하다.
우찬희 : 사실 물에서 쓸 수 있는 무기라는 것은 제약이 많은데, 캐주얼한 분위기의 게임이다 보니 픽션을 조금 섞어서 2D적인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예를 들면 야구방망이·일본도·샷건 등으로 물고기를 잡는데,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좀 더 게임적인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그런 아이템들을 좀 많이 사용했다.
게임 속 등장하는 물고기도 다 실존하는 종이다. 이러한 디테일에도 호평이 이어졌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황재호 : 이 부분은 정말 많이 공부를 했다. 팀원들 모두 OTT나 유튜브 등의 다큐멘터리를 정말 많이 시청했다. 생물마다 미세하게 동작이나 반응이 달라서 재밌다. 다만 생물의 움직임을 게임으로 구현하면 조금 단조로워 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보스로 등장하는 상어의 경우 주인공의 다리를 물면서 공격하는데, 실제에서 움직임보다는 단조로울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을 조금 더 다양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데이브’와 ‘코브라’, ‘반쵸’ 등 주인공 캐릭터를 구상하는데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는지 궁금하다
황재호 : 코브라는 제가 예전에 개발했던 게임 캐릭터에서 따왔다. 흑인 요리사 반쵸는 이색적인 조합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애니매이션 ‘아프로 사무라이’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느낌을 주려고 했다. 또한 실제 일본 역사에 보면 흑인 사무라이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서도 영향을 받았다. 흑인의 강건한 모습에서 동양의 장인정신을 더해 매력적인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
메인 주인공인 데이브는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를 원했다. 일부 피드백에서는 데이브가 멋진 주인공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평이 있지만, 보통 사람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스시집을 운영하면 많은 손님들이 등장하는데, 손님 캐릭터 아트에 주안점을 둔 부분은?
정기엽 : 주인공 캐릭터들보다 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주변 지인들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고, 개발팀도 손님 캐릭터에 많이 반됐다. 데모에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특수 손님도 등장할 예정인데, 일본 풍의 옷을 입은 백인 중년 남성이 VIP로 등장한다. ‘미스터 초밥왕’과 같은 만화에 등장한 미식가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으로 봐주시면 되겠다. 또한 주요 캐릭터의 가족도 손님으로 등장한다. 특수한 손님들로부터 펼쳐지는 스토리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사운드에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황재호 : 아트 다음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부분이 사운드다. 프로젝트 내 인력이 많지 않음에도 팀에 사운드 디자이너를 두고 또 해외 외주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등 꽤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단순히 BGM 뿐 아니라 같은 사물이라도 물 속과 육지에서 전달되는 질감에 차이를 둔다 거나 하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보통 사운드 아티스트는 사운드가 잘 퍼지는 것을 선호하는데, 물 속의 닫힌 사운드를 표현하는데 있어 여러 이야기를 나눴고, 지금의 사운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스팀 설문조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지?
정기엽 : 2D 픽셀을 이용한 그래픽 부분이 많은 호평을 받았다. 흔한 캐릭터 디자인이 아닌 독특한 스타일로 접근한 부분에서 나름대로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픽셀의 투박한 그래픽과 깊이감을 제공하는 3D 공간의 조화로운 조합이 다소 낯설 수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아름답게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피드백은 무엇인지?
우찬희 : 데이브 더 다이버는 정제된 그래픽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UI도 간소화하고 과도하게 설명이 많은 부분을 지양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몇몇 이용자들이 불친절한 부분이 있다는 피드백을 남겼다. 이런 부분은 지속적으로 조정 중이다.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 기반으로 제작됐는데, 데모를 체험한 이용자들 가운데는 초밥집 운영에 부분적 형태의 멀티 요소가 포함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계획이 있는지?
황재호 : 개발진에서도 유저분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고자 고민하고 있다. 다만 온전하게 싱글 플레이로 즐기는 경험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고, 그것이 얼리 액세스를 통해 온전히 다듬어지면 이후에 이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과 아트가 있다면 무엇인지?
황재호 : 개발진이 초기 비주얼을 잡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만큼 초반의 다이빙 지역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고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걸 토대로 다른 배경들도 멋지게 구현 중이지만, 굳이 뽑자면 체험판에서 주로 다룬 초반 다이빙 지역이다.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데이브 더 다이버’ 역시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황재호 : 모든 신규 프로젝트 그렇듯 초반 어려운 같은 과정을 겪었고, 레퍼런스가 없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게임이다 보니 내부적으로 공감대를 얻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 또한 넥슨에서 시도해본 적 없는 소규모 패키지 게임 방식이다 보니 사업 모델 등 시장적 경험이 적어서 이런 부분에 대한 숙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얼리 액세스 단계에서 최대한 이용자분들과 많이 소통하고 피드백을 경청하면서 만들어갈 생각이다. 경영진도 믿고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데, 개발진에서도 꾸준히 내부 테스트를 통해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다.
글로벌 이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황재호 : 픽셀 스타일 자체가 호불호 없이 글로벌 유저들에게 폭넓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고, 또 항상 새로운 게임을 찾는 해외 게이머에게 신선하게 보일 수 있었다는 점이 현재 좋은 평가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물론 완성도에 대한 기준도 높기 때문에 여기에 맞추기 위해 개발진에서도 꼼꼼하게 작은 부분들을 신경 써가면서 만들고 있다. 스토리 전개 중 등장하는 유머 코드도 보편적으로 재미있게 다가가는 것 같다. 어드벤처와 타이쿤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장르와 조작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게임 출시를 통해 이뤄내고 싶은 대외적 성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황재호 : ‘웰메이드 게임’으로 국내외 많은 유저 분들께 소개되고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특히 해외에서 한국 게임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 알려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국내 게임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라도 깰 수 있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디렉터로서 개인적으로는 메타크리틱 등 평점 사이트에서 80점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목표다. 또한 지금까지 어려운 길을 가느라 고생하신 팀원 분들이 만족할 만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판매고도 올렸으면 한다.
스팀 출시 이후 계획이 궁금하다.
우찬희 : 10월 말에 출시할 얼리 억세스 버전에서 전체 게임 컨텐츠 분량의 약 절반 정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데모 플레이 버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져 약 7~8시간 정도 즐기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 13시간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플레이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내부에서 논의해서 개선해 나가는 것 이상으로 여러분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수렴하여 정식 버전에서 최종 완성 버전을 선보이고 싶다. 이와 동시에 게임 후반부에도 신선한 플레이 경험을 계속 전달 드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컨텐츠 개발을 병행할 예정이다. 만족할 만큼 완성도가 올라온 이후에는 가능한 많은 플랫폼으로 선보이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황재호 : 데이브 더 다이버는 넥슨, 그리고 한국에서 시도하는 새로운 도전이라는 의의를 떠나, 게임 그 자체로도 다채롭고 새로운 요소를 가득 담고 있는 타이틀이다. 이질적인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조화시키기 위해 개발진은 정말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하고 있으며, 다행히 현재까지는 이런 부분들이 좋은 평가들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소 부족한 면이 보이시더라도 지속적인 응원과 피드백 부탁드린다. 국내외 유저분들이 엄지를 치켜 올릴 만한 게임으로 만들겠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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