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한' LG 주전 막내, 팀 내 타율 1위·2000년 이후 출생 중 1위로

이형석 2022. 9. 13.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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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 타율 0.317로 팀 내 1위
2000년 이후 출생 중 리그 1위
"아직 만족 못해, 더 꾸준해야"
김민규 기자

LG 트윈스 주전 야수 중 막내인 문보경(22)은 소리 없이 강하다. 그는 12일 기준으로 올 시즌 105경기에서 타율 0.317(341타수 108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KBO리그 전체 7위. 2000년대 출생 선수 중에서는 1위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22)이 0.303(14위)으로 2000년대 이후 출생 선수 중 두 번째로 높다.

문보경은 팀 내 타율 1위이기도 하다. 문성주가 타율 0.317로 같지만, 그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문보경은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1개 남겨놓고 있고, 벌써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8타점(종전 2021년 39타점)을 기록했다. OPS도 0.843(장타율 0.472, 출루율 0.371)으로 높다.

핫코너를 지키며 수비력도 많이 향상됐다. 김현수와 박해민·오지환·채은성·문성주 등 쟁쟁한 선배들에 가려 두드러지진 않으나, 문보경은 공·수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입단 4년 차 문보경은 지난해 5월 육성 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 1군에 데뷔했다. 전반기 46경기에서 타율 0.270 7홈런 25타점의 알토란 활약을 펼쳤으나, 후반기 61경기에 나서 타율 0.191 1홈런 14타점으로 고꾸라졌다.

올해는 시즌 초 채은성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문보경이 한동안 4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5할에 육박하는 고타율로 총 7일(4월 3~4일, 6~9일, 12일) 동안 타격 1위에 올랐다.

5월에는 타율 0.218로 부진하다가 한 차례 2군에 다녀왔으나, 그 뒤로는 꾸준하다. 6월 장외 타격왕(타율 0.446)이었고, 7월(0.257)을 보낸 뒤 8월(0.373)부터 다시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이달에도 타율 0.406으로 맹타를 휘두른다.

지난해엔 후반기 슬럼프에 빠진 뒤 반등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는 "지난해 타석에서 너무 신중했다. 안 맞기 시작하니 생각이 많아져 좋은 공을 놓쳤다. 그러다 보니 볼카운트가 불리해졌고, 나쁜 공에 손이 나가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래서 지난 6월에는 4할대 타율을 기록하면서도 그는 "꾸준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경험은 값진 교훈이다. 문보경은 "타격이 안 좋을 때 이것저것 변화를 줬다"고 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 회복이다. 그는 "지금은 한번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려보자는 생각으로 임한다. 많이 단순해졌다"고 강조했다.

문보경이 9월 2일 수원 KT전 1-1로 맞선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펄쩍 뛰어올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지현 LG 감독은 "문보경이 굉장히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가 컸던 선수였다. 올해도 초반에 좋았다가 실패를 겪었지만, 노력과 경험을 통해 좋은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문보경은 주전 3루수로 성장하고 있다. LG는 기존의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가 타율 0.155로 부진하자 새 외국인 타자 로벨 가르시아를 데려왔다. 내야 멀티 플레이어 가르시아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3루수로 가장 많이 출전했다. 하지만 문보경이 6월 이후 맹타를 휘두르자, LG는 가르시아의 주 포지션을 2루로 정했다. 문보경이 외국인 타자와 베테랑 3루수 김민성을 밀어낸 셈이다.

류지현 감독은 "문보경은 완성형 선수가 아니라 앞으로 더 성장할 선수다. 홈런도 더 많이 터뜨릴 거다. 대형 내야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문보경은 "아직 완전한 주전은 아닌 것 같다. 많이 부족하다. 공격과 수비, 둘 다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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