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의 기적' 올해는 NC, 3경기 34점 올리며 6연승
올해 추석 연휴에도 야구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프로야구 시즌 막판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한가위의 승자는 NC 다이노스였다. 지난 9일 KT 위즈, 10~11일 롯데 자이언츠를 차례로 꺾고 6연승을 달렸다. 3경기에서 34점을 뽑는 화력쇼를 펼쳤다. 12일 현재 6위 NC와 5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는 4.5경기다. 올 시즌 NC는 23경기, KIA는 2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NC가 추월을 노리기엔 남은 경기가 많지 않지만,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희망을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
2위 LG 트윈스는 추석 연휴에도 선두 SSG 랜더스를 추격했다. 두 팀의 격차는 10일 3경기로 좁혀졌다가 11일 SSG가 승리하고 LG가 패하면서 다시 4경기로 벌어졌다.
프로야구 역사상 추석 연휴에 가장 큰 기적을 일궈낸 팀은 한화 이글스다. 양대 리그 체제였던 1999년 한가위 보름달 아래 한국시리즈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매직리그 2위 한화는 드림리그 3위 현대 유니콘스에 4.5경기 차로 뒤진 상태였다. 규정상 한 리그 3위 팀이 다른 리그 2위 팀보다 승률이 높으면, 3전 2선승제 준플레이오프(PO)를 치러 PO 진출 팀을 가려야 했다. 한화가 남은 12경기 안에 현대를 추월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하지만 한화는 연휴 시작과 동시에 현대와의 맞대결 3연전을 싹쓸이해 단숨에 3경기 차를 줄였다. 특히 추석 당일인 9월 24일의 승리는 상징적이었다. 15승 에이스 정민철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19승 에이스 정민태를 내세운 현대에 4-0으로 완승했다.
한화의 상승세는 연휴가 끝난 뒤까지 이어졌다. 파죽의 10연승을 달려 결국 현대를 추월했다. 준PO 없이 PO에 올라 드림리그 1위 두산 베어스를 4승 무패로 꺾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마저 4승 1패로 무너뜨리고 창단 후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두산도 추석 때마다 강세를 보인 팀이다. 전신 OB 시절부터 그랬다. 1986년 추석 하루 전인 9월 17일, OB는 서울 라이벌 MBC 청룡(현 LG)과 후기 리그 우승을 다퉜다. 1위를 확정하려면 이날 롯데를 반드시 꺾어야 했다. 하필 이날 롯데 선발은 최동원. OB는 예상대로 최동원을 공략하지 못해 8회까지 1-3으로 뒤졌다. 그러나 9회말 무사 1루에서 OB 김형석이 동점 2점 홈런을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음 타자 신경식은 낙담한 최동원을 다시 3루타로 두들겼다. 당황한 롯데의 수비 실책까지 나오면서 OB는 4-3으로 역전승했고, 철옹성을 넘어 후기 리그 1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OB는 1995년에도 ‘추석의 승자’였다. 그해 추석 연휴였던 9월 8~10일 광주에서 해태(현 KIA) 타이거즈와의 4연전(더블헤더 포함)을 싹쓸이했다. 그 4승 덕분에 당시 1위를 달리던 잠실 라이벌 LG를 턱밑까지 쫓았고, 결국 0.5경기 차로 순위를 뒤집어 극적인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팀도 OB였다.
OB는 1998년에도 광주에서 해태와 추석 연휴 2연전을 치렀다. 코너에 몰린 쪽은 OB였다. 해태는 1무 1패만 하면 4강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OB는 2경기를 다 잡아야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했다. OB는 2연전 첫 날, 그해 최고 소방수였던 해태 임창용을 무너뜨리고 역전승했다. 다음날엔 해태 에이스 이대진에게 시즌 최다 실점 수모를 안겼다. OB는 이 2승과 함께 다시 가을야구 티켓을 손에 넣었다. 베어스의 기운을 이어 받은 두산은 2008년 추석에 역시 KIA를 발판 삼아 드라마를 연출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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