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린이' 다 모여라..증권가 채권 상품 인기 '쑥'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 2일까지 장외 채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채권을 11조723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한 해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금액(4조5675억원)의 2.5배 규모다. 최근 5년간 개인의 연간 채권 순매수액은 3조원대 후반~4조원대 중반 수준에 불과했다.
월별로는 1월 3283억원, 2월 4663억원, 3월 6506억원, 4월 1조680억원, 5월 1조2880억원, 6월 1조2980억원에서 7월 2조9977억원, 8월 3조2463억원으로 급증했다. 8월 개인 투자자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1월과 비교해 10배 규모다.
개인 투자자가 몰려들면서 주요 증권사별 리테일 채권 판매 금액도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최근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큰 리테일 채권의 올해 판매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이 지난 8월부터 판매했던 만기 1~3년의 월이자지급식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에는 1000억원대 자금이 몰려 2주 만에 완판됐다.
채권은 발행 시점에 만기와 이자가 정해지고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 이런 요인이 개인 투자자를 끌어들인다는 분석이다.
채권 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이자소득(쿠폰)이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의 잇단 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크게 뛰었다. 신용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는 회사채 등의 이율은 4%에 육박한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가장 낮은 축에 드는 국고채 금리도 3%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향후 몇 차례 더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 채권 시장금리는 이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지금의 금리는 높은 수준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둘째는 매매차익이다. 채권은 현금흐름인 이자가 고정돼 있는 상품이므로,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분모인 현금흐름이 고정돼 있으므로, 분자인 금리 등락과 정반대로 채권 가격이 움직인다. 지금은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빠질 만큼 빠졌다. 이 때문에 수년 전 저금리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발행됐던 채권이 현재 시장에서는 할인된 가격에 거래 중이다. 이런 채권을 매수해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매차익(액면가-시장가)에 이자수익까지 노릴 수 있다.
단, 채권 투자로 얻는 이자소득은 이자·배당소득세율이 적용되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다. 반면, 매매차익은 비과세 적용을 받는다. 할인된 국고채 등을 매수해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실질수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채권 간접 투자 상품 라인업도 풍성해졌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채권 ETF 상품 라인업이 다양해지면서 금리 인상기와 하락기 모두 투자가 가능해졌다”며 “채권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요즘 본인의 투자 목적에 맞는 ETF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배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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