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느끼해졌단 평가 알아".. '서울대작전' 유아인에게 생긴 '변화'

장수정 2022. 9. 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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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결 있는 영화지만..충분한 즐길 거리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지금의 성취는 나 혼자 거둔 게 아냐..균형 잡힌 인간이 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배우 유아인이 ‘서울대작전’을 선택한 이유는 많은 시청자들이 ‘즐기며’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중성에 방점이 찍힌 유아인의 선택에 의아함을 표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을 거듭할수록 더욱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된 유아인에게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서울대작전’은 1988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이다. 유아인이 이 영화에서 상계동 슈프림팀 리더이자 최강 드리프터 동욱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유아인은 ‘서울대작전’의 유쾌하고, 시원한 전개에 만족해 출연을 결정했다. 서울 시내를 질주하며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는 1988년의 청춘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던 것이다. 카체이싱을 비롯한 새로운 경험 역시도 유아인에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다양한 장르, 기획에 참여하면서 나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활동을 계속해왔었다. 근래에는 규모가 작은 영화들을 통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실험들을 가지고 가면서, 이번에는 통쾌하고 시원한 오락 영화에 몸을 담아보고 싶었다. 카체이싱이 주를 이루고, 88년이 배경이 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관객들과 신나게 즐겨보고 싶은 것이 작품을 선택한 제일 큰 배경이었다. 배우로서 경험을 해 보지 못한 새로운 기술들도 체험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버추얼스튜디오라던지, 차량을 촬영하는 카메라 워크라던지. 이런 것들을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경험해보지 않은 1988년의 청춘을 그려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자칫 동욱의 뜨거운 열정이 허세나 욕망으로 비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유아인은 격변의 시기, 격동하는 청춘의 다채로운 면모들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동욱에게 현실감을 입혔다.


“장시간 해외서 거주하면서 해외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인물이면서도 급변하는 경제 성장, 올림픽 등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젊은이가 가질 수 있는 욕망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뒀다. 허영심, 허세, 욕망, 꿈 이런 것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말로도 쓰일 수 있다는 걸 알았다. 밉지 않게 꿈을 좇아나가고, 허세가 있지만 현실적인 인물로 보이게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했다.”


헤어와 의상 등을 통해 외적인 변신도 추구했다. 동욱의 내면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시절 ‘힙한’ 청춘을 그려내야 했던 만큼, 외적으로 이를 설명하는 것도 필요했던 것. 이에 이번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면서 동욱을 함께 완성해 나갔다.


“의상 등에 참여를 많이 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렇기도 했고.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88년 당시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상 팀을 많이 믿었다. 의외로 내 의견을 피력하지 않고, 전문가분들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참여했던 작품이다. 이전과는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어느 때보다 긴 장발 머리를 해 올백을 했다. ‘헤어스타일 변신을 시도하면 어떨까’라는 생각 정도를 적용했다. 극적인 순간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리면서 자아내는 분위기라던가. 그런 것도 연기에 포함될 텐데, 이번에는 그런 효과를 노려봤다.”


ⓒ넷플릭스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 작품이었기에 고민이 더욱 컸다. 대중성을 갖춘 오락 영화로 출발을 했기에 보는 이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물론 ‘서울대작전’에도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오락적이라는 특성 때문에 관객들과 공감대를 충분히 이뤄야 하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고전적인 문법에서 벗어나 콘텐츠로서의 충분한 즐길 거리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이 정도면 다행이다, 즐겨주실 분들이 계시겠구나’라는 안도감을 가졌다. 흠도 있는 영화지만, ‘이런 걸 어떻게 소개를 해 드려야 조금 편안한 태도로 이 즐거움 그 자체를 즐겨주실 수 있을까’, ‘어떻게 소개를 할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가지고 간 작품이다.”


도전과 실험보다는 다소 안정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이들도 있다. “좀 느끼해졌다고 해주신 분도 있다”고 일각의 평가에 대해 솔직하게 인정한 유아인은 이를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여겼다. 작품을 거듭하며 더욱 커지는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그 무게감에 맞는 선택을 하고 싶었던 것. 앞으로도 그 부담감을 어떤 노력으로 채워야 할지, 고민을 거듭 중이었다.


“예전에는 부담을 잘 안 느꼈는데, 언제부턴가 느끼기 시작했다. 다만 불편한 부담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으로 소화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도전, 실험 자체를 즐기고 주효한 가치로 뒀다. 이를 통해 바라봐주시는 분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나에 대핸 기대들에 대한 책임을 내 나름의 재미로 전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커지는 책임감이라는 건 나를 향한 기대다. 어떻게 책임감 있게 기대를 충족시킬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


더 큰 책임감을 안고 달리다 보니, 가끔은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외적인 것은 물론, 내적인 부분도 함께 채우면서 ‘균형감’을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더 잘 달리기 위한 환경까지 고민하고 있는 유아인이 또 어떤 선택들로 대중들의 기대감을 충족할지 궁금해진다.


“지금의 성취는 나 혼자 거둔 게 아니다. 많은 분들이 가진 기대나 사랑으로 인해 거뒀던 것이다. 그 안에서 내가 나를 좀 더 귀하게 여겨야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소중하니까’라는 게 아니다. 배우 유아인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내 마음대로만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연예인이 공인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많은 관객 분들과 관계자 분들, 기자님들이 함께 만들어주시는 유아인이라는 캐릭터를 잘 케어하면서 좋은 순간들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3년 동안 많은 작품을 하며 쉼 없이 달려오기도 했다. 조금 더 상업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드리는 시기였다. 나이가 들고 있다 보니까 체력적인 한계도 느껴진다. 체력 관리, 건강 관리도 필요한 것 같다. 예전에는 외적인 것에 치중을 했다면 진짜 건강한 몸, 정신, 영혼 같은 걸 채우면서 균형 잡힌 인간이 되려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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