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후보 페이스 꺾였다..3년 만의 불펜 신인왕 나올까

차승윤 2022. 9. 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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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구원 투수 정철원이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2022년 신인왕 경쟁이 시간이 흐를수록 안갯속에 빠졌다.

2022시즌 KBO리그가 개막하기 전, 당초 유력했던 신인왕 후보들은 갓 졸업한 순수 신인들이었다. 같은 연고지에서 1차 지명을 나눠 가진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이재현(삼성 라이온즈) 등 대형 선수들이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았다. 주력, 구속, 장타력 등에서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이들을 따라왔다.

전반기가 끝날 때쯤 신인왕 경쟁의 흐름이 달라졌다. 김도영은 1군에서 주전급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문동주는 부상으로 데뷔가 늦어졌고, 1군에 올라와서도 성장통을 겪다 다시 부상을 겪고 2군으로 내려갔다. 그 사이 중고 신인들의 활약이 빛났다. 한화 1루수 김인환은 2016년 육성 선수로 입단했으나 2018년 정식 선수로 등록된 덕분에 28세의 나이에도 신인왕 경쟁에 참여했다. 시즌 한 달이 지난 5월 3일에야 콜업되고도 전반기 타율 0.281 10홈런을 기록하며 신인 20홈런을 기대하게 했다. 프로 3년 차인 SSG 랜더스전의산도 폭발적인 타격(전반기 타율 0.341 7홈런)으로 주목받았고, 삼성 2년 차 외야수 김현준도 전반기 타율 0.314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들 모두 8월 이후 성적이 신통치 않다. 20홈런을 노리던 김인환은 이 기간 성적이 타율 0.248 장타율 0.362에 불과하다. 시즌 15호 홈런을 친 후 23일째 대포가 멈춰 있다. 전반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던 전의산은 이 기간 타율이 0.193으로 더 부진했다. 콘택트가 장점이었던 김현준도 같은 기간 타율이 0.187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도 0.274로 떨어졌다. 각자의 장점이었던 누적 성적(김인환) 비율 성적(전의산) 콘택트(김현준)가 이 기간 모두 흔들렸다.

반면 이들이 흔들리고 있던 이 기간 정확히 치고 나간 선수도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 필승조로 뛰고 있던 정철원이다. 군 복무 후 합류한 정철원은 시속 150㎞를 넘기는 강속구로 뒷문이 흔들리던 두산의 셋업맨과 마무리 보직을 병행하며 지키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리드하고 있을 때 믿고 있을 투수는 정철원, 홍건희, 김명신 정도"라며 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8월 이후 부진했던 타자들과 달리 정철원은 이 기간 마음껏 질주했다. 그는 8월 이후 14경기 19이닝을 소화하면서 타자들에게 단 한 점도 주지 않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8(구원 투수 8위)까지 내려갔다. 명실상부히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에이스가 됐다.

불펜 투수가 신인왕 등 타이틀 수상자가 되는 일은 비교적 드물다. 소화 이닝이 적어 선발 투수나 매일 출전하는 타자보다 기여도가 낮은 탓이다. 임태훈(2008년) 이용찬(2009년·이상 당시 두산) 정우영(2019년·LG 트윈스) 등이 최근 수상했지만, 신인 최다 홀드(임태훈·20홀드)나 구원왕(이용찬)이라는 타이틀과 팀 성적이 이들의 뒤를 받쳤다.

하지만 정철원에겐 이런 무기가 적다. 개인 성적은 뛰어나지만 팀 순위가 9위(12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시즌 15홀드 3세이브로 홀드 기록을 세우기도 쉽지 않다.

다만 보직과 별개로 정철원의 경쟁력은 그 자체로 뛰어나다. 불펜 투수가 쌓기 불리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정철원은 1.63(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팀 내 2위를 기록 중이다. 김현준(2.17) 김인환(1.70) 전의산(0.95)과 비교해도 대등하다. 또 다른 통계 업체 스탯티즈 기준으로는 정철원(2.70)이 김현준(1.66) 김인환(1.15) 전의산(0.98)보다 앞선다. 보직과 팀 순위가 아니라면, '최고의 신인'을 자부하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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