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개미' 모습, 나 같아"..콘텐츠에 부는 '경제 붐'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개미가 타고 있어요’ 이야기다. ‘주식 공감 드라마’를 표방하는 이 드라마는 지난 8월 12일 티빙에서 첫 공개됐다. 다섯 명의 개미 투자자가 미스터리 주식 모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
최근 콘텐츠 업계에 ‘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주식 투자, 영끌, 스타트업 붐 등 팬데믹 기간 동안 대중화된 경제 트렌드가 콘텐츠로 구현되고 있는 모양새다.
쿠팡플레이가 선보이고 있는 오리지널 드라마 ‘유니콘’은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을 꿈꾸는 스타트업 ‘맥콤’이 배경인 시트콤. 신하균이 연기하는 맥콤 대표 ‘스티브’는 수평적인 사내 문화를 앞세우지만 부하 직원의 압존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자신만의 개인 비서를 둔다. 드론, 뇌파 측정 등 화려한 기술을 앞세워 피칭(투자 유치를 위한 발표)을 시작해놓고, 뜬금없이 남성용 다운펌 기기를 핵심 제품으로 내놔 좌중을 싸늘하게 만들기도 한다.
쿠팡플레이 관계자는 “모두가 들어보고 관심 갖고 있지만, 겪어본 사람은 적은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유머러스한 포맷으로 풀어내고자 했다”며 “수평문화 지향, 워라밸, 애자일 조직, 피보팅 등 여러 소재를 활용해 스타트업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물론 일반 직장인도 공감할 수 있는 코미디”라고 설명했다. 유니콘은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유병재 작가가 대본을 맡고 ‘멜로가 체질’ 김혜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8월 26일 첫 공개된 이후 영화 ‘한산’에 이어 쿠팡플레이 주간 인기작 순위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 9월 2일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 X’를 공개했다. 권상우가 연기하는 주인공 ‘A저씨’는 희망퇴직을 앞둔 데다 주식 투자 실패만 부르는 ‘마이너스의 손’을 가진 인물. 강남 아파트 청약에 당첨돼 인생 역전을 하는 듯했으나, 계속해서 바뀐 부동산 정책 때문에 모든 잔금을 현찰로 내야 하는 상황 앞에서 좌절한다. 위기의 X는 첫 공개와 동시에 신규 유료 가입 콘텐츠 드라마 부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 JTBC에서 지난 6~7월 방영된 드라마 ‘클리닝 업’도 경제를 소재로 했다. 여의도 한 증권사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던 평범한 여성들이 우연히 내부자 거래 정보를 듣고 주식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다뤘다. 염정아, 전소민 등이 열연했다.
이 같은 경제 콘텐츠가 잇달아 등장하고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투자, 영끌, 스타트업 같은 소재가 만인의 관심사이자 공감대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하락장에 접어든 지금 시장에 감도는 위기감은 불과 1년 전의 대세 상승장과 비교돼 더욱 극적이다.
위기의 X 대본을 쓴 곽경윤 작가는 “현 시점에서 이 나라를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위기에는 이 시대가 가진 나름의 특별함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가능한 실감나고 코믹하게 표현해보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윤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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