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PGA-LIV 골프, 런던에서 격돌

성호준 2022. 9. 12. 11: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킬로이 "LIV 선수는 일요일에 지칠 것"
LIV "상위 23위 이내 30%가 우리 선수"
셰인 라우리 우승, LIV 구치 4위로 마무리
로리 매킬로이. AFP=연합뉴스

추석 연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골프 진영과 사우디가 후원하는 LIV 골프 사이에 또 한 번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영국 런던 인근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열린 DP월드투어(구 유러피언투어) 제 5의 메이저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에서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PGA 투어 쪽의 빌리 호셸(미국)은 7일 기자회견장에서 “LIV 선수들이 여기 왜 왔냐”고 발언했다. 호셸은 “평소 유러피언투어에 관심도 없던 일부 선수들이, 가족과 함께 있기 위해 LIV로 간다더니 이 대회에 나왔다”며 “위선자”라고 비난했다.

이 대회에는 LIV 선수 18명이 참가했다. 리 웨스트우드, 이언 폴터 등 DP월드투어에서 오래 뛴 선수도 있지만, 유럽 투어에 관심이 없던 LIV 선수들도 참가했다.

PGA 투어는 LIV 선수 출전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DP월드 투어는 LIV 선수의 소송으로 출전 금지를 하지 못하고 있다. BMW PGA 챔피언십은 세계 랭킹 60위까지는 누구에게나 참가자격을 준다.

그럼에도 LIV 선수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역력했고, 이와 관련 마르틴 카이머는 대회 전에 기권했다.

호셸이 연습 그린에서 LIV 선수인 이언 폴터와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두 사람이 설전을 벌인 것 같다는 보도가 나왔다. 폴터는 “별 이야기 아니었다. 미디어에 나온 말을 다 믿으면 안 된다”고 했다.

DP월드투어는 패트릭 리드와 이언 폴터에게 “LIV 관련 로고를 떼라”고 했다. 리드는 로고를 뗐지만 폴터는 “나의 권리”라며 거부했다.

PGA 투어 진영의 대변인 격인 로리 매킬로이는 8일 “과거 친구이던 LIV 선수들과 이젠 좋은 관계가 아니다. 그들은 그런(인권탄압국인 사우디 돈을 받는) 결정을 내린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일요일에 매우 힘들 것이다”라고 조롱했다. 3라운드 54홀 경기를 하는 LIV 선수들이라 최종 4라운드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말이다.

LIV의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1라운드 후 기권하더니 다음 날 미국 텍사스의 대학 풋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가르시아는 대회에 출전해서 한 선수의 기회를 빼앗고 이유도 없이 기권해 버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로 인해 1라운드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후 PGA 투어와 LIV 선수들의 우승 경쟁이 치열했다.

11일 벌어진 최종라운드에서 LIV 패트릭 리드가 한때 선두에 나서기도 했다. 일요일에 지칠 거라는 매킬로이의 조롱을 비웃듯 일요일에 9언더파를 몰아쳤다.

최종라운드 함께 경기한 패트릭 리드와 리 웨스트우드. 리드는 이날 9언더파를 쳤다. AFP=연합뉴스


리드는 지난달 미국 골프 채널이 PGA 투어와 공모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약 1조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선수다.

그러나 우승은 PGA 투어 진영의 셰인 라우리가 차지했다. 라우리는 “(피 묻은 돈을 받지 않은) 좋은 선수들을 위해 우승했다”고 말했다.

PGA 진영의 로리 매킬로이와 존 람이 한 타 차 2위였으며 LIV의 테일러 구치가 4위, 패트릭 리드는 공동 5위였다.

LIV 측은 “우리 선수는 출전자의 13%에 불과했는데 최종 성적 23위 이내 선수 중 30%가 LIV 선수이며 일요일에도 지치지 않았다”고 SNS에 계정을 통해 발표했다.

PGA 투어 측에서는 대회가 3라운드로 줄어 LIV 선수가 비교적 좋은 성적을 냈다고 비꼬았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