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다, 망막박리 딛고 日 첫 한국프로당구 우승
일본 여자 3쿠션의 ‘살아 있는 전설’ 히다 오리에(47·SK렌터카)가 한국여자프로당구(LPBA) 첫 우승을 차지했다.
히다는 11일 밤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TS샴푸·푸라닭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이마리(51)를 세트 스코어 4-2(11-7 9-11 11-10 11-3 9-11 11-7)로 꺾었다. 남자부 PBA를 포함해 일본 선수가 한국 프로당구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히다는 우승 상금 2000만원과 우승포인트 2만점을 획득했다.
1990년대 중반 3쿠션 선수로 데뷔한 히다는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4차례나 정상에 오른 레전드다. 지난 시즌 LPBA 무대에 뛰어들었지만 망막박리 증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등 부침을 겪었다. 망막박리는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떨어지는 질환으로 당구선수에게는 치명적이다.
그러나 히다는 올 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더니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8강에서 ‘당구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를 3-1로 꺾었고, 4강에서 김보미를 3-1로 제압했다. 결승에서는 고비마다 장타를 앞세워 난관을 극복했다.
안경을 끼고 경기에 나선 히다는 3세트를 11-10으로 가져와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갔다. 4세트에서는 6이닝째 하이런 5점을 쓸어 담아 11-3으로 마무리했다. 세트스코어 3-2로 앞선 6세트에서 히다는 7-7로 맞선 가운데 결정적인 뱅크샷 2방으로 승부를 끝냈다.
히다는 경기 후 “힘든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 기쁘다. 이마리 등 한국에 좋은 여자 당구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난 이제 스타트 라인에 섰다. 김가영, 이미래, 스롱 피아비 등 최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히다는 “망막박리 증상으로 몇 개월 동안 경기를 못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 선수로서 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가장 좋은 병원에서 수술을 했다. 늦게 발견해 시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재발 가능성이 없어 수술이 잘됐다. LPBA에 데뷔하고 한국에서 1년 3개월을 지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생활에 적응했고 부상에서 회복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당구 1세대’ 이마리는 4강에서 김가영을 꺾고 올라왔지만 히다에 막혔다. 한 경기에서 가장 높은 에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뱅톱랭킹 상은 64강에서 에버리지 1.600을 기록한 스롱 피아비에게 돌아갔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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