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손잡은 그해, SK는 우승 트로피에 키스했다 [프로야구 40년 시간여행(3)]

김효경 2022. 9.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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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0년 시간여행


1982년 여섯 팀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40년 사이 10개 구단으로 성장했다. 프로야구 원년 입장권은 성인 기준 3000~5000원이었다. 당시 짜장면 가격이 500원이었다. 중앙포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게 낭만을, 국민에게 여가 선용을.’

1982년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출범한 프로야구가 40주년을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해태 타이거즈, OB 베어스, 삼미 슈퍼스타즈, MBC 청룡 등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프로야구는 현재 10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빙그레(현 한화)가 1986년 가세한 데 이어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 2011년 NC 다이노스가 합류했다. 그리고 2013년 KT 위즈가 창단하면서 10개 구단 시대를 열었다.

KBO리그가 성장한 지난 40년 동안 대한민국은 많이 달라졌다. 통신기술(IT)의 발달, 경제 성장과 함께 정치·사회·문화계에 격변이 일어났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그때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SK 2018년


평창 올림픽 7위 … 4월 남북 정상회담

SSG 랜더스의 전신 SK 와이번스는 통산 4회 우승했다. 2018년엔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을 제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상대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만난 두산이었고, 4승 2패로 우승했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과 최정의 활약이 눈부셨다. 트레이 힐만(미국)은 첫 외국인 우승 감독이 됐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선보인 드론 오륜 시연 장면. 인텔 홈페이지 캡처


2월에는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렸다. 개최국 한국은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뿐 아니라 스피드 스케이팅, 컬링, 스켈레톤, 봅슬레이 등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따내며 종합 7위에 올랐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논란 속에 남북 단일팀으로 꾸려졌다.

평창올림픽 이후 조성된 화해 무드가 이어지면서 4월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경계선을 넘나들었다. 6월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났다. '늙다리 미치광이'와 '로켓맨'이라고 서로를 비난하던 두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았다. 석 달 뒤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마블과 DC로 대표되는 수퍼히어로 영화가 전성기를 맞았다. '블랙 팬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아쿠아맨'이 연달아 전세계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퀸'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선 퀸의 명곡들을 따라부를 수 있는 '싱어롱' 상영관이 운영됐다.


두산 2019년


화성 연쇄살인범 이춘재, 33년 만에 검거

2019년 두산은 SK에 9경기 차까지 뒤졌다. 하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해 동률을 만들었고, 상대전적에서 앞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두산은 키움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면서 통산 여섯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양의지, 김현수, 민병헌 등 FA 선수들의 연이은 유출에도 불구하고, '화수분'의 힘을 보여줬다.

홍콩 이공대학 앞에서 시위대를 응원하는 시민들. 홍콩=연합뉴스


홍콩에선 민주화 운동이 격렬하게 진행됐다. 20~30대가 주축인 시위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 홍콩 인구의 4분의 1 정도인 약 200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시위를 촉발한 범죄인 인도법안은 철회됐으나, 홍콩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반감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이 배경이 됐던 연쇄살인사건의 실체가 33년만에 드러났다. 경찰은 보관 증거물에서 DNA를 추출한 뒤 수형자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춘재를 지목했다. 이춘재는 화성에서 발생한 미제 살인 사건 등 총 14건과 성범죄 30여건을 자백했다. 공소시효가 만료돼 처벌은 받지 않았다.

'SKY캐슬' 속 장면. JTBC


드라마 'SKY캐슬'이 과도한 사교육 행태를 비판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잘 짜여진 각본,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은 결말까지 화제였다. 12월 시작된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야구가 아닌 야구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다뤄 신선함을 던졌다.


NC 2020년, KT 2021년


BTS·오징어게임 등 K콘텐트 열풍
세계 무대에서 큰 인기를 누린 BTS. BTS 공식 트위터

9구단 NC, 10구단 KT는 2020년과 2021년, 차례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아쉽게도 두 구단은 홈구장 대신 중립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NC는 모기업 NC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에 등장하는 집행검 세리머니를 펼쳤다. KT 박경수는 한국시리즈 도중 당한 부상 때문에 목발을 짚고 MVP를 수상했다.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에 휩싸였다. 650만명이 사망했고, 6억명 이상이 확진됐다. 한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감염됐으며 2만7000여명이 사망했다. 지속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수그러들지 않았다. 2020 도쿄올림픽은 예정보다 1년 미뤄져 열렸다. 전쟁이 아닌 이유로 연기된 최초의 대회였다.

한국 컨텐츠 역사를 새로 쓴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한국 대중문화는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2019년 선보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감독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이듬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보이그룹 BTS는 '다이너마이트', '라이프 고즈 온', '버터', '퍼미션 투 댄스' 등이 연이어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사상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선 오디션 프로그램 여파로 젊은 트롯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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