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대표팀 응원 '진천 방문'.. 그 심경은 어땠을까

박진철 2022. 9. 1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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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앞둔 세계선수권 대표팀.. 세자르 감독과 담소, 훈련 장면도 지켜봐

[박진철 기자]

 전현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박정아(왼쪽).. 8일 진천선수촌 훈련장
ⓒ 배구협회 SNS
 
'배구 황제' 김연경(34·192cm)이 지난 8일 진천선수촌을 전격 방문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대한민국배구협회도 공식 SNS를 통해 김연경의 방문과 대표팀 훈련 장면 일부를 팬들에게 공개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현재 세계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2 여자배구 세계선수권 대회'는 오는 24일부터 10월 16일까지(한국시간) 네덜란드와 폴란드에서 열린다. 두 나라가 공동 개최한다.

대표팀은 11일 밤, 해외 전지훈련을 위해 불가리아로 출국한다. 김연경은 출국을 앞둔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잠시 시간을 내 진천선수촌을 방문한 것이다. 

김연경 방문에 누구보다 힘을 얻은 선수는 현재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인 박정아(29·187cm)다. 전 대표팀 주장과 현 대표팀 주장의 만남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가장 부담감이 클 박정아와 식사를 같이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애정을 듬뿍 표현했다.

김연경은 세자르(45)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들과도 담소를 나누며 응원을 보냈다. 대표팀 훈련 때는 세자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설명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기도 했다.

여자배구, 국제대회 성적→프로리그 인기 '최고 표본'

김연경은 지난해 도쿄 올림픽 4강 신화 달성 이후 대표팀 은퇴를 했다. 때문에 이번 진천선수촌 방문이 더욱 눈길을 끈다.

김연경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김연경이 국민들에게 화려하게 존재감을 알린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지난해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한국 여자배구는 그야말로 역사상 최고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을 했고, 그 짧은 기간에 무려 2번이나 올림픽 4강 신화를 달성하는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그 파급력도 엄청났다. 여자배구가 국내 프로스포츠 전체를 통틀어 프로야구를 위협하는 인기 스포츠로까지 위상이 급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지상파 스포츠 전문 채널이 프로야구와 여자배구가 경기 시간대가 겹칠 경우 여자배구 생중계를 우선시하는 사례도 부쩍 늘어났다. 여자배구 시청률이 동시간대에 생중계한 프로야구 경기들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 4강 진출 당시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그 때까지만 해도 여자배구는 프로야구는커녕 남자 프로배구보다 인기가 낮았다. 심지어 여자배구 경기는 남자배구 직전에 하는 보너스 게임 정도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렇게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여자배구가 지난 10년 동안 3회 연속 올림픽 특수 효과를 누리며 국내 정상급 인기 스포츠 반열에 오른 것이다. 한국 여자배구야말로 국제대회 성적이 프로 리그의 인기를 끌어올린 '최고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팀에 진심' 김연경... 후배들 '부담감' 어루만지다
 
 진천선수촌 방문한 김연경, 대표팀 작전타임 경청
ⓒ 배구협회 SNS
  
'절대적 기둥' 역할을 했던 김연경이 이제는 대표팀에 없다. 그리고 '김연경 없는 대표팀'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냉혹했다.

지난 6, 7월에 열린 '2022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12전 전패를 기록했다. 물론 대회 막판에 이탈리아, 중국 등 강호들을 상대로 한층 진전된 경기력을 선보이며 희망의 불씨를 남겨놓긴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김연경의 빈 자리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확인한 대회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고스란히 여자배구 대표팀의 최대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랭킹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쌓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내년에 열리는 '파리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이 25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현재 한국의 세계랭킹은 21위다.

힌국은 이번 세계선수권 조별 예선 리그에서 B조에 속해 경기를 치른다. B조는 터키(세계랭킹 6위), 도미니카(9위), 폴란드(13위), 태국(14위), 크로아티아(20위), 대한민국(21위) 6개 팀이 포진했다. 6개 팀이 풀리그를 펼쳐 4위까지 16강 리그에 진출한다. 만만한 팀이 단 1팀도 없다.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치면, 곧바로 10월 22일부터 한국배구연맹(KOVO)이 주관하는 2022-2023시즌 V리그에 돌입한다. 여러모로 현재 대표팀 선수들이 갖는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지난 VNL 때 한국 팀 경기를 챙겨보며 후배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누구보다 한국 여자배구와 대표팀에 '진심'이었던 김연경. 출국을 앞둔 선수들을 보기 위해 진천선수촌으로 한걸음에 달려간 심경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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