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정치이슈]선거 끝났어도..명절 밥상에 또다시 오른 '윤석열 vs 이재명', 결국 사정정국

오주연 2022. 9. 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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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민생법안 처리 앞두고 사정정국 본격화
이재명 대표 "권력으로 상대방 먼지털기, 발목잡기"
민주당 '김건희 특검법'으로 맞불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난 3월 치른 대통령 선거도 벌써 반 년이 지나고 있지만, '윤석열 vs 이재명'의 구도는 좀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제1여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이런 구도는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검찰에 소환된 데에 이어 이 대표 역시 대선 기간 중 허위발언 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 대표의 보좌진 문자 그대로 '전쟁'이 시작된 모양새다. 민주당은 의원 총회를 열어 '이재명 지키기'에 적극 나서는 한편 민주당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내세워 여당 압박에 나섰다.

여야는 9월 정기국회에서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복합 경제 위기와 폭우·태풍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합심하겠다고 했지만, 추석 연휴 이후 사정정국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민생법안 처리가 요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용산역에서 추석 귀성객들에게 귀향 인사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檢 억지기소, 아마추어 보복정치"

지난 8일 검찰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백현동 특혜 의혹' 관련 발언도 허위라고 보고 함께 기소했다.

그러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진행된 불구속 기소에 민주당은 "추석 연휴를 노린 야당 탄압 정치쇼"라고 맹비난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짜인 각본대로 이뤄진 야당탄압 기소 쇼이며 부당한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 상대인 야당에 대해서는 먼지 털기식 수사를 밀어붙이더니 이제는 무고한 야당 대표를 억지 혐의를 씌워 기소했다"면서 "'무조건 기소'를 목표로, 추석 연휴 직전을 디데이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추석밥상에 민주당을 올려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집안싸움을 감추겠다는 정략적 의도가 너무도 노골적"이라고 했다.

이 대표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억지기소"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권력으로 상대의 먼지를 털고, 발목잡기로 반사이익을 노리는 정치는 국민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물가 금리 실업 등 국민의 고통이 너무 크다.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데 사용돼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생과 경제는 뒷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아마추어 보복정치는 중단하고, 민생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을 때다. 민생에는 여야도 없고, 정쟁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특별법'으로 결사항전

일방적인 사정 칼날에 수비로만 대응할 수는 없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의원총회를 통해 이 대표에 소환을 통보한 검찰을 비판하는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겨냥해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며 맞불을 놨다. 여야가 상대 측의 사법리스크를 물고 늘어지면서 본격적인 사정 정국 구도가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지난 7일 김 여사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기재 의혹 등을 특검 임명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 의혹에 대해) 지연되는 수사, 무혐의와 불송치로 가려지는 진실에 민심의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적 의혹을 더는 덮을 수 없다"고 했다. 특검을 통해서라도 의혹 해소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국회의장 직권 상정이나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지정 상황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의겸 대변인은 "가능한 모든 경로를 원내대표 중심으로 계획하고 점검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패스트트랙은 전일 캐스팅보트를 쥔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특검법에 반대 의사를 밝힘에 따라 다소 불투명해졌다. 전일 조 대표는 페이스북에 "특검이 추진된다면 모든 민생 이슈를 잡아먹을 것"이라며 "소중한 추석 밥상을 짜증 나게 하는 특검법 추진에 반대한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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