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 하나에는 팥소보다 많은 과학이 담겼다 [주방 속 과학]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2022. 9. 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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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명절인 추석 전날 아침엔 펄펄 끓는 물에 송편 반죽을 끓이곤 했다.

◇송편 만드는 멥쌀, 찰기 없는 전분 구조야사용하는 쌀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익반죽, 호화 유발해 식감 살려멥쌀을 떡으로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뜨거운 물이다.

끓은 물에 멥쌀 반죽을 넣고 주걱 등으로 충분히 치댄 후 찌면, 겉면이 매끄럽고 씹는 맛도 쫀득한 송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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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반죽은 뜨거운 물에 익혀서 만들어야 쫄깃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대명절인 추석 전날 아침엔 펄펄 끓는 물에 송편 반죽을 끓이곤 했다. 쫄깃한 떡일 뿐인데, 왜 다른 떡과 다르게 송편 반죽은 물에 끓이는 것일까?

◇송편 만드는 멥쌀, 찰기 없는 전분 구조야
사용하는 쌀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쌀은 찰기가 없는 멥쌀과 쫀득한 찹쌀로 나뉜다. 보통 떡을 만들 땐 찹쌀을 이용하지만, 송편은 오직 멥쌀만 이용해서 만든다. 멥쌀이 찰기가 없는 이유는 전분(녹말) 구조 때문이다. 찹쌀은 포도당이 마치 나무처럼 여러 가지로 나뉘는 구조인 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돼 있다. 여기에 물을 넣으면 벌어진 가지 사이 수분이 들어가 말랑하게 바뀐다. 한 곳이 묶인 가지 형태라 서로 얽힌 그물 모양을 형성하며 잘 늘어난다. 그러나 멥쌀은 아밀로펙틴이 75~80%고, 20~25%는 곧은 사슬 모양인 아밀로오스가 구성하고 있다. 곧은 사슬과 갈라진 사슬은 서로 잘 얽히지 않아, 물은 전분 사이에 끼지 못하고 흘러가 버린다. 곧은 사슬은 오히려 갈라진 사슬이 서로 엉키는 것을 방해한다. 늘어나는 성분이 없어져, 멥쌀로 만든 떡을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툭 끊기기 십상이다.

◇익반죽, 호화 유발해 식감 살려
멥쌀을 떡으로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뜨거운 물이다. 전분은 60~75℃ 정도로 가열하면, 전분 구조가 팽창·붕괴해 수분이 마구 들어가고, 아밀로펙틴은 큰 그물망을 형성한다. 이를 '호화'라고 하는데, 이때 전분은 반투명해지면서 찰기가 생긴다. 멥쌀도 찹쌀만 못하지만 호화 과정을 거친다. 아밀로펙틴 사이에 있던 아밀로오스는 빠져나가고, 남은 아밀로펙틴이 찹쌀보단 성긴 그물망을 형성하며 약한 찰기를 만든다. 끓은 물에 멥쌀 반죽을 넣고 주걱 등으로 충분히 치댄 후 찌면, 겉면이 매끄럽고 씹는 맛도 쫀득한 송편이 되는 것이다.

다 먹고 남은 송편은 냉동고에 얼려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분은 수분이 빠져나가 딱딱해지는 노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한번 노화된 떡은 다시 찰기를 되돌릴 수 없다. 다만, 냉동고에 넣으면 호화된 상태 그대로 굳혀 노화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다시 꺼내 먹을 땐 실온에서 녹이면 안 된다. 바로 노화 과정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땐 따뜻한 물에 15~20분 정도 데우면 다시 쫄깃한 상태로 되돌려 맛있는 송편을 즐길 수 있다.

◇소에선 설탕 빼고, 반죽엔 소금 넣어야
더 맛있게 송편을 먹으려면 송편 소에 설탕을 조금만 넣는 것이 좋다. 설탕 때문에 떡에 있는 수분이 빠져나갈 수 있다. 물은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높은 쪽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다. 삼투압이라고 한다. 떡에서 수분이 사라지면, 부스러지게 된다. 대신 반죽을 만들 때 반죽에 소금을 살짝 넣으면 반죽이 더 쫄깃해진다. 또한, 쑥 등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간 재료를 반죽에 넣으면, 식이섬유가 수분을 오랫동안 붙잡아 송편의 쫄깃함을 좀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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