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엔 경제와 재난 뿐"..전날 포항 다녀온 尹 또다시 울컥
‘추석 밥상’의 민심을 주도하는 자는 누구일까. 연휴를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과 여당, 이에 대응하는 야당간의 민심 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와 민생을 강조하고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한 ‘김건희 특검법’으로 역공을 펼치고 있다. 8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래서인지 오로지 ‘민생 중심’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기자:"야당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발의하고 대통령을 고발했는데”
A : 윤석열 대통령:“별 입장 없습니다. 제가 제 문제를 가지고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닙니다.”
Q : 기자:“이준석 전 대표가 결자해지를 언급하며 갈등을 대통령이 직접 풀어야 한다고 하는데”
A : 윤석열 대통령: “오로지 제 머릿속에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가 입은 재난에 대해 국민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밖에는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질문을 받기 전 모두발언에서도 “어제 포항과 경주를 다녀와 중학생 아들을 잃은 어머니와 부모님을 잃은 자녀들을 만나며 어떠한 말로도 위로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울컥한 듯 목소리가 흔들렸던 윤 대통령은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없는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며 “태풍 피해를 입은 분들께 긴축으로 마련된 재원을 넉넉하게 쓰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경북과 포항 지역의 국회의원들과 통화하며 “피해 대책에 추가할 사안이 적지 않을 것이니 주민들의 요청을 반영해 언제든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참모들과의 회의에선 “어제 현장 방문으로 끝난 게 아니다. 주민들이 그만해도 된다고 하실 때까지 곁에 있겠다는 각오로 지원방안을 고민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표의 검찰 수사와 김 여사 특검법 등 정쟁과는 최대한 거리를 두며 민생 챙기기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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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머릿 속엔 국민을 살필 생각밖에 없다”
전날 인적 개편을 마무리한 대통령실도 이날 태풍과 관련한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포항 아파트 방문으로 수리가 늦어졌다는 이른바 ‘개딸(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의 의혹 제기에 “대통령실에선 복구 작업까지 고려해 일정을 조율했다”며 “태풍의 아픔과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갈등을 확산 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인적 쇄신도 추석 일정에 맞춰 상당히 빡빡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메시지에서도 “경제가 어려울 때 더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사회안전망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되는 분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자 복지를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간 추석 밥상 다툼에 대해 “야당에선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로 돌파하려는 것 같지만 우린 여기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며 “민생과 현안을 챙기고 정돈된 메시지를 이어가며 국민들과의 공감대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무는 상황에 대해선 “특별한 묘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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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의 추석 민심 쟁탈전 격화
윤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는 가운데 여야는 한주 내내 ‘추석’이란 키워드를 갖고 서로를 겨냥한 논평을 내며 치고 받았다. 더불어민주당은 7일 “윤석열 정부가 국민께 드리는 첫 명절 선물이 검찰국가 완성이냐”며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 개정을 비판했고, 추석 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정비하려는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8일 “돌고 돌아 또다시 윤핵관입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날 “강성 팬덤 뒤에 숨어 이재명 대표가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며 윤 대통령의 피해지역 방문에 대한 ‘개딸’들의 의혹제기를 반박했다. 또한 “민주당은 이 대표의 법률사무소로 전락했다”며 이 대표의 검찰 출석 거부를 몰아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추석엔 여러 지역과 세대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 여론이 형성되고 유통된다”며 “추석 민심에 따라 이후 정국의 흐름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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