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법' 막겠다는 與.."尹거부권 행사 때 여론이 관건"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발의한 특별검사임명법안, 즉 ‘김건희 특별법’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날을 막기 위한 “방탄 특검”이란 입장이 확고하지만 향후 민심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7일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허위경력, 뇌물성 후원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국회의원이라는 ‘방탄 배지’를 달고 당 대표라는 ‘방탄 갑옷’을 갖추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했는지 민주당이라는 거대 의석 뒤에 숨어 ‘방탄 특검’으로 민심과 유리된 참호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반응은 주류와 비주류 모두 큰 차이가 없다. 이준석 전 대표의 대표직을 박탈하는 문제를 놓고 여권이 분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김건희 특검법’에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연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을 향해 각을 세우고 허은아 의원은 8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특검법에 대해서는 명백히 반대한다”며 “‘여의도 여당’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앞세워서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 막을 수 없는 이 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 추진을 “물타기”나 “정쟁”이라고도 표현했다. 또 다른 비주류 진영의 중진 의원도 “민주당이 의도가 명확한데 우리가 특검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막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이 반대하더라도 민주당 의석이 과반을 훌쩍 넘기 때문에 과거 ‘부동산 3법’이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처리 때처럼 민주당이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 내 온건파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이기 때문에 법사위에서) 정상적으로 통과는 힘들다고 봐야 하고, 그래서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건 패스트트랙”이라며 “그러면 또 많은 파열음이 날 것”이라고 봤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여론이 중요하다보고 보고 있다. 중진 의원은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 입장에선 김건희 여사가 정치적 약점인 건 맞지 않느냐”며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으면 우리도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면 여권이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인데, 그 경우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으면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초선 의원 역시 “추석 민심이 특검법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수사를 물타기 하기 위해 무리하게 특검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시면 우리로서는 어려울 게 없다”면서도 “‘왜 김건희 여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생기는 게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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