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추석 귀성길 민심 들어보니.."尹정부 기대보다 실망", "여야 협치해야"
尹정부 인사 실패, 소통 문제 지적
여야 각각 갈등 상황, 협치 실종 우려돼
편집자주 -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권현지 기자] 정치권이 나흘간의 추석 연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온가족이 모이는 명절은 민심의 흐름을 판가름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각당 고위 인사들이 귀성인사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시아경제가 연휴 하루 전인 8일 서울역과 고속터미널에서 확인한 민심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소통, 여야 협치 실종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 인사 실패 "실망"
이날 오전 7시 서울역과 고속터미널에는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로 일찌감치 붐볐다. 아시아경제가 이날 만난 시민들에게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대부분 응답자들은 현 정부에 비판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대통령실의 인사 실패와 소통 문제가 대표적이었다.
서울역에서 목포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던 이경주씨(56·남)는 "인사 문제, 대통령의 소통 문제 등이 불거지는 것을 봤을 때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럽다"며 "지지율이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대학생 강민주씨(21·여)도 인사 문제를 지적하며 "검찰 출신이라 그런지 검찰 쪽 인사들만 장관 등 인사에 배치해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 일으켰다"며 "주요 지지층이 등을 돌린 이유"라고 했다. 황진성씨(40·여)도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을 때와 같이 별 기대가 없다"며 "지금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속터미널에서 만난 충남 홍성 출신 정현지씨(67·남)도 윤 정부에 대해서 "기대는 해보지만 지금까지 해온 모습을 보면 경제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원칙을 제시하지 못해 잘 모르겠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대학생 정모씨(19·여)도 “환율도 많이 오르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데 정부가 불안정해 보여 국민을 안심시키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딱히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 정부가 출범한지 121일밖에 되지 않은 만큼, 정부에 대해 평가하긴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천모씨(34·남)는 "내각을 새롭게 구성하고 있으니 기다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까지 잘 했다고 볼 순 없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영씨(47·여)도 "한 정권에 대해 평가하려면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 집권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잘하고 있다 없다를 평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학원 강사로 일하는 한모씨(53·남성)는 "역대 정권에서도 경제적으로 먹고살만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안정되는 경향 보였다"면서 "주식, 집값, 비트코인 등 경제적 문제들이 정리되면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야 정치권 "협치 실종"
이와 함께 여야의 대립으로 혼란에 빠진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 여야 각각이 지도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빚는 가운데 국회 차원의 협치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진단이다. 서울역에서 만난 자영업자 김모씨(33·남)는 "지금 정치권은 화합이 안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경주씨도 "여야가 각각 자신들의 박자대로 사는 것 같다"며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자신들 위주로 움직이는 게 안타깝다. 협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여야 각각의 혼란의 상황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생 정영태씨(24·남)는 국민의힘에 대해 "집권당임에도 역대 집권당 초기 모습과 많이 다른다"며 "아무리 대통령 중심제라지만 의회 중심으로 국정 운영이 굴러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모씨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혼란 상황이 보기 좋지 않다"며 "빨리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 한모씨(54·남)는 "대통령 선거에서 진 당이라면 성찰하거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있고, 상대당 잘못만 지적하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강민주씨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법적 문제에 많이 연루돼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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