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발꿈치가 땅에 닿았다..'까치발 소녀' 코리안 미라클

“애가 눈을 찡그린 채 까치발로 총총 걷는데…”
국제구호단체 멘토리스 재단 활동가인 김영미(56)씨는 지난 4월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발신자는 미얀마 양곤에서 직업훈련을 해 온 한국인 선교사 정지훈씨였다. 메시지에 첨부된 사진과 영상 속 여성은 양쪽 발을 치켜든 채 힘겹게 걷고 있었다. 정씨는 “지역 행사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인데 선천적으로 발 장애가 있어 제대로 걷지 못한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름은 흐닌프윈에이(22). 미얀마어로 겨울 추위를 이기고 핀 꽃인 설강화란 뜻이다. 1999년 3월 이례적으로 거센 눈발이 흩날리던 날 태어난 아이에게 ‘추위와 같은 역경을 이기고 잘 자라달라’는 바람에서 할머니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했다. 흐닌프윈에이는 태어날 때부터 양발의 아킬레스건 힘줄과 혈관이 짧았다. 자라면서 발의 앞쪽과 뒤꿈치가 안쪽으로 휘어졌고 발목 관절은 발바닥 쪽으로 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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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와 병원이 내민 도움의 손길
외교관이 되는 게 꿈이라는 그는 장애 때문에 교내에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등교는 빼먹지 않았다. 그러나 꿈은 갈수록 멀어져갔다. 직업훈련을 알아보던 중 흐닌프윈에이의 사정은 정 선교사의 귀에 전달됐다. “흐닌프윈에이의 꿈을 찾아주고 싶었다”는 정 선교사는 한국의 지인들에게 도움을 얻을 곳을 수소문했다. 정 선교사의 요청에 김영미씨가 나섰고 서울의 선한목자병원이 수술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형외과 전문인 이 병원은 2009년부터 미얀마를 찾아 의료봉사를 해왔다.
흐닌프윈에이의 한국행은 순탄치 않았다. 군부 쿠데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비자발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길 3개월, 간신히 90일간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의료관광(C-3-3)비자가 나왔다. 멘토리스 재단이 비행기 값과 체류하는 데 드는 800여만원을 후원하기로 하고 굳셰퍼드재단이 수병원비 약 2500만원을 후원하기로 하면서 가까스로 한국행이 성사됐다.
수술 성공으로 되찾은 꿈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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