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만에 6.5억 뚝..20억선 아슬아슬한 잠실 '엘·리·트'
서울 송파·강동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대장주라 불리는 잠실 ‘엘·리·트’ 단지에서 최근 전용면적 84㎡짜리 국평(국민평수)아파트들이 20억원대에 잇따라 실거래 신고됐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옛 잠실주공1단지·5678가구) 전용 84㎡가 20억50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세웠던 최고 거래가 기록 27억원(14층)과 비교할 때 10개월 만에 6억50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또 인근 트리지움(옛 잠실주공 3단지·3696가구) 84㎡는 지난달 25일 20억8000만원(18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최고거래가 24억5000만원과 비교할 때 4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엘스와 트리지움은 잠실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리센츠(5563가구)와 함께 각 단지명의 앞글자를 모은 ‘엘리트’라 불리며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 아파트 매매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엘·리·트의 실거래가가 이렇게 떨어지는 건 잠실동 등이 거래절벽의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잠실동은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 등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잠실 일대 마이스(MICE)산업 개발,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추진 등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집을 사고팔 때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구입자가 실거주해야 한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 같은 투자 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지금과 같이 주택시장 시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존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 취득세(2주택자8%, 3주택이상 12%)를 부담하고 집을 추가로 사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잠실을 포함한 송파구 아파트는 매물이 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물은 3998건으로 지난해 말(2865건)보다 39.5% 증가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엘·리·트국평 20억원은 ‘심리적 저지선’”이라며 “만약 이 저지선이 무너지면 해당 단지는 물론 송파구, 강동구 내 다른 단지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 국평은 18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와 있다.
일부에서는 ‘엘·리·트’ 국평의 2019년 상반기 가격이 13억 원대였음을 들어 최근의 가격 흐름을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과정으로 본다.
함종선 기자 ham.jongs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보민 "남편 김남일 예민 보스…'악마 아닐까' 생각도 했다"
- KCC글라스 정몽익 합의 이혼…부인 1000억 재산분할 요구
- "100만원 갚아" 재촉하자…사람 매달고 300m 질주한 20대
- "윤여정 만나고 싶다"던 코처…서울 한복판서 우연한 만남 '깜짝'
- [단독] 남편 유족연금 받은 이은해…3년 버티면 환수 힘들다
- 택시 5분 탔는데 "23800원입니다"…외국인에 기사 '황당 변명'
- '소떡소떡'은 뺐다…年 3억 팔린 고속도로 휴게소 최고 메뉴
- 경찰 연행도 생중계…음식점 돌며 영업방해 방송한 유튜버 구속
- 22년만에 발꿈치가 땅에 닿았다…'까치발 소녀' 코리안 미라클
- [단독] 직원 개인카드로 2억 긁었다…'꼼수' 판친 해외 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