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당내분 지우개로 지우자"..권성동 오늘 사퇴 회견

윤성민, 성지원 2022. 9. 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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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의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7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정 부의장을 모시기로 의총에서 추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의총엔 의원 75명이 참석했고, 김웅 의원만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권 대행은 전했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 부의장은 “4년 동안 끊은 담배를 권 대행이 다시 피우게 했다”면서 비대위원장 수락에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달간의 당 내분과 분열상은 지우개로 지워버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국정 운영에는 대통령실·정부와 집권 여당이라는 두 개의 엔진이 필요하다. 하나의 엔진인 집권 여당이 가동 중단 상태다. 이 비상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이날 여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내 최다선(5선)인 정 부의장을 추인했다. 국민의힘은 오늘(8일) 전국위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안건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은 8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정 부의장 비대위원장 임명건을 의결한다. 비대위원 인선은 추석 연휴 이후 진행된다.

권 대행은 “새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할 당시 처음 떠오른 인물이 정 부의장이었다. 그런데 정 부의장이 여러 이유를 대면서 고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다시 정 부의장과 통화하고 세 번이나 방(의원실)에 찾아가 설득했다”며 “조금 전 세 번째 찾아갔더니 마지막에 승낙해 줬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결정 이후 새 비대위원장 인선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초반엔 주 전 위원장의 재임명 가능성이 높았으나 본인이 고사하며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 카드가 급부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검사 선배로 인수위 취임준비위원장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박 전 부의장도 고사했다. 박 전 부의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사정도 모르는 사람이 무슨 역할을 하겠느냐. 나로 인해 또 다른 분란이 일어나고 대통령께 누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호남 출신으로 민주당·국민의당 등에서 활동했다.

이 같은 우여곡절 끝에 정 부의장이 최종 내정됐다. 이런 결정엔 전날 권 대행의 선수별 의원 간담회에서 나온 “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와야 한다”(재선 의원), “당도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3선 의원)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한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냉소적인 기류도 적지 않다. ‘돌고 돌아 결국엔 윤핵관’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정 부의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부터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정계 입문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도 정 부의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정 부의장을 추인한) 의총 분위기를 보면서 씁쓸했다. 그냥 윤 대통령이 친구를 비대위원장 시킨 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날 의총 뒤 허은아 의원은 페이스북에 “상당수 의원이 박수를 치지 않았고, 저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5선의 조경태 의원도 “비대위원장 선임 과정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며 “그냥 박수 치고 끝낸다면 우리 자유우파가 그토록 미워하는 북한과 다를 게 무언가”라고 꼬집었다.

권 대행은 추석 연휴 뒤 새 비대위가 출범하면 사퇴할 계획이다. 8일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새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은 19일께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호영 전 위원장을 비롯해 4선의 김학용·윤상현 의원, 3선의 김상훈·윤재옥·조해진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윤성민·성지원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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