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음 작사가, 아이브 '일레븐'·'러브 다이브'·'애프터 라이크' 가사 연결고리 공개

류지윤 2022. 9. 6.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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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빌보드, 아이브 자신감 넘치는 가사 호평
"재미로 읽어달라"

작사가 서지음이 아이브의 '일레븐', '러브 다이브', '애프터 라이크' 작사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최근 서지음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레븐'-'러브 다이브'-'애프터 라이크' 세 곡의 연결고리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내 나름의 정리를 해보고 싶어 쓴 노트"라며 메모를 공유했다. -

데뷔곡 '일레븐'의 배경은?

그는 아이브 '일레븐'의 시작점을 "소녀(마음을 형상화한' 작은 방은 온통 새하얀 벽지에 단조로운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다. 나름 그 속에서 아늑함과 편안함을 느끼던 소녀는 어느 날 방 한구석에서 일렁이는 점 같은 빛을 발견한다"라고 '일레븐'의 단초로 문을 열었다.


해당 메모에는 "그 작은 빛은 오전, 오후, 밤마다 시시각각 색깔이 바뀌고 커졌다가 작아지기도 한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어지럽기도 하고 춤을 추고 싶은 기분이 드는 빛. 꽃이 만발한 화원 같기도 하고 신비로운 물속 같기도 한 빛. 저 빛은 아마 방 위 쪽에 난 창문으로 들어온 것 같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밖을 보던 소녀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한다. 저 커다란 프리즘. 과연 누가 어떻게 저기에 저걸 세워뒀을까. 아니다, 저건 분명 누군가의 눈동자다. 누가 이토록 이 마음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는 걸까"라고 배경을 적었다.


이어 '일레븐'의 메모가 가사에 어떤 의미로 연결돼 있는지 나열했다. 서지음에 따르면 '하얀 방'은 순수한, 무결한, 혹은 망각 상태의 소녀 성격이나 심리다. '단조로운 가구들'은 매일 비슷한 감정들과 일상들을 의미한다. 따라서 온통 하얗고 단조로운 방(마음)에서 점 같은 빛의 움직임(감정의 변화)이 더욱 극대화 되는 구조다.


'방(마음)의 창문'이 눈높이가 아닌 높은 곳에 달려있는 건, 도도하고 마음을 쉽게 내보이지 않는 성향을 내포하고 있다.


'꽃이 만발한 화원 같기도 한 물속 같기도 한 빛은 바닥'에는 색색의 꽃이 만발하고 벽에는 물빛이 어른거리는 물속 화원이다. 아쿠아 가든을 묘사하며 이상적이고 신비한 공간을 품고 있다. 서지음은 "이 공간은 나중에 나머지 두 곡에서도 중요한 배경이 된다"라고 알렸다.


그는 "한 가지 다른 점은 '일레븐'에서는 이 공간이 실제가 아닌, 흰 방에 투사된 환영"이라고 전하며 '빛을 내뿜은 거대한 프리즘'은 미래에서 온 기억, '애프터 라이크' 아이디어 참조"라고 전했으며 '창문 밖의 거대한 눈동자'는 '애프터 라이크' 화자의 눈동자인 동시에 깊은 호수의 수면, '러브 다이브'의 배경이 된다"라고 연결고리를 설명했다.

'러브 다이브', 알 수 없는 사랑이란 감정에 과감히 '다이브'

'러브 다이브'의 배경은 인적이 드문 깊은 숲 속이다. 메모에는 "그곳에는 비밀스러운 호수 하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그 호수 주변으로 매일 같은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이 찍혀있다. 누군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지만 해가 뜨면 이내 종적을 감춰버리는 그. 내가 호수를 너무도 사랑하게 된 이유가 수면이 비친 나 때문인지, 때대로 얼핏 스쳐간 그의 모습 때문인지 알 수는 없으나 일단 과감히 뛰어들어 보기로 한다"라고 '러브 다이브'의 뿌리가 설명돼 있다.


또한 "이 안에서 수면 위를 올려다보면 밤마다 그를 만날 수 있다. 그가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인지, 수면 아래 어른거리는 나인지 알 수 없으나 이 눈 맞춤이 나쁘지 않다. 이제 나는 그를 여기로 불러들인다. 함께 아래로 아래로 가라앉아서 이 호수 끝에는 무엇이 피어나는지, 그와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싶다. 사랑이라는 호수 앞에 우리는 기꺼이 눈부신 제물이 되기로 한다"라고 적혔다.


서지음은 "가사에 자신의 모습을 상대의 눈동자에 비춰보는 모습을 자주 담는 편인데('일레븐' 가사 아웃트로와 연결됨) 이 곡에서는 이를 비밀스러운 호수에 비유"라고 말했다.


이어진 풀이는 이렇다. '눈동자'는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며 따라서 동시에 '호수'는 나 혹은 너의 마음을 나타낸다.


'누군가는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지만 해가 뜨면 이내 사라져버리는 그'는 데자뷔 같은 기억이다.꿈에서 본 것 같은 무의식 속 인물이며 '과감히 뛰어들기로 한 건'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그 눈에 비친 나인지 너인지 모를 일이지만 이 감정에 과감하게 뛰어듦으로 비유된다.


'이 안에서 수면 위를, 눈 맞춤이 나쁘지 않다'는 너와 나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과정이며 함께 아래로 가라앉아서 '이 호수 끝에는 무엇이 피어나는지 목격하고 싶다'란 문장은, '일레븐'의 방에 나타난 물속 화원을 암시하며 '애프터 라이크'와 이어진다.

'애프터 라이크', 우주를 빛보다 빠르게 건너 다시 내가 서 있을 테니

서지음은 아이브의 최근 신곡 '애프터 라이크'의 배경을 마지막으로 적어놓으며 세 곡의 유기성을 강조했다.


마지막 메모에는 "까만 심연, 그 곳에서 깨어난 우리는 닥치는 대로 불을 밝히고 그 빛의 스펙트럼 사이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잠깐의 용기와 어린 날의 치기는 우리를 한 순간에 이 곳으로 데려왔다. 황홀경에 빠져 시간이 멎은 듯한 곳, 눈부신 나날의 터널이 끝없이 이어지고 벅차오른 감정들이 폭발하는 서로만의 우주, 짜릿하게 뜨거운 파란 불꽃과 위태롭게 요동치는 심장박동. 누군가를 향해 이런 느낌이 드는 건 처음이었다. 헤어짐이나 아주 먼 미래 같은 건 두렵지 않다. 언젠간 네가 모든 걸 까마득히 잊어버린다 해도 분명 이 모든 기억들이 너에게 가닿을 것을, 우리를 다시 이어줄 것을 알기에"라고 쓰여있다.


또한 "창문 밖을 봐, 우주를 빛보다 빠르게 건너 다시 내가 서 있을 테니"란 문장이 자리하고 있다.


'애프터 라이크'에서 '까만 심연'이 가리키는 건 '러브 다이브'의 호수의 캄캄한 밑바닥에서 깨어났음(둘만의 우주)을 뜻한다.


'닥치는 대로 불을 밝히고 그 속을 뛰어다니는 건'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 자유롭고 눈부신 우리들(빛으로 된 꽃들을 피움)로 연결된다.


'빛의 스펙트럼'은 우리가 만드는 모든 기억들(나중에 '일레븐'의 소녀를 찾아 뻗어나감)이며, 파란 불꽃은빨간 불꽃보다 더 뜨겁게 모든 걸 다 던져 완소된 상태를 말한다.


서지음은 "'애프터 라이크'는 가사를 쓰면서 빛이 뻗어나가는 모습, 심장 박동, 그래프 등 선의 형태를 많이 떠올렸다. 곡에 삽입된 질주하는 듯한 바이올린 연주 부분과 매치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주를 빛보다 빠르게 건넌다는 건' 시간 여행을 의미하며 모든 걸 기억하는 내가 과거로 가서 ('일레븐'의 하얀 방의 소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다시 점부터 시작해 방안을 가득 채워 보임(사랑을 일깨워줌)"이라며 "그리고 이 연결고리는 무한히 이어진다"라고 코멘트 했다.


미국 빌보드는 Z세대의 당돌한 메시지를 담아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지음 작사가의 가사에 아이브를 '러브(LOVE)'에 접목하는 것은 그룹의 자신감과 '자기애'를 기반으로 한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호평을 했다.


한편 아이브는 '애프터 라이크'를 발표, 멜론에서 발매 일주일 만에 첫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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