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침수시킨 '비구름띠'..이번엔 포항에 물폭탄 뿌렸다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지나간 6일 경북 포항‧경주를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 지역에 영향을 미친 비구름이 지난달 서울 강남에 많은 비를 뿌렸던 구름과 유사한 형태로 보고있다.
6일 경북 포항에는 시간당 110mm 이상의 역대급 폭우가 쏟아졌다. 4일 자정부터 6일 정오까지 포항의 누적 강수량은 393.0mm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북 포항과 경주에 많은 비가 쏟아진 이유가 이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선상 강수대’의 영향이라고 밝혔다. 선상 강수대란 띠 모양의 비구름대로, 적란운이 차례로 찾아오면서 집중호우를 만들어낸다. 이때 짧은 시간 동안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기상청은 “당시 태풍의 중심은 울산에 위치해 있었지만 태풍의 반시계방향 흐름에 따라 남동풍이 포항과 경주로 유입됐다”며 “북쪽에서 침강해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태풍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선상 강수대가 강하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길고 좁은 띠 모양 비구름…지난달 강남에도 ‘물폭탄’
선상 강수대는 지난달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호우를 일으켰던 구름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 남부에서 경기 양평으로 길게 이어지는 폭이 좁은 비구름대가 머무르면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0mm 이상의 비가 내렸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에 비가 집중되면서 도로 곳곳에서 차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포항의 최대 순간풍속은 오전 6시 48분 초속 38.4m로 제주 백록담(43.7m), 경남 통영 매물도(43.1m), 제주 고산(42.5m)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날 포항 구룡포의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오전 7시 1분 111mm였다.
포항에서는 침수와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급류에 휩쓸린 주민이 숨진 채로 발견되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포항 북구 용흥동 대흥중학교 뒤편 야산이 무너지는 등 산사태가 발생해 주민 8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포항과 이웃한 경주에서도 하천이 범람해 주민 18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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