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면 넝쿨째 호박덩이가 생겨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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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진 기자]
작년 봄 맷돌호박 모종 3주를 사다가 집 텃밭과 들녘 밭에 심었습니다. 아쉽게도 들에 심은 호박 모종 2주는 조금 자라다가 말라죽고 말았습니다. 반면 집 텃밭 호박 모종은 무럭무럭 자라나 호박 오십 덩이 남짓을 안겨 주었습니다. 작년에 딴 호박 중에는 늙은 호박들도 있었습니다. 늙은 호박은 속을 긁어내고 잘라서 호박죽을 끓여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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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박 모종 밭에 옮겨 심은 호박 모종 |
| ⓒ 정병진 |
하지만 제발 호박은 안 그러기를 바라며 텃밭에 씨앗을 심었습니다. 다행히 텃밭에 심은 맷돌호박씨들은 여러 개 싹이 났습니다. 텃밭에 한 주만 심어 잘 키워도 호박을 무수히 거둘 수 있습니다. 작년에 그런 경험을 하였기에 처음에는 텃밭에 두 세 주만 심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남은 모종들이 아까워 동네 어르신에게 빌린 가까운 밭에 열 주 가량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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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박꽃 맷돌호박꽃 |
| ⓒ 정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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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박넝쿨 밭을 뒤덮은 호박넝쿨 |
| ⓒ 정병진 |
유월부터 장마가 시작되자 호박 줄기들은 하루가 다르게 쭉쭉 뻗어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이 떠다 주는 수돗물과 하늘에서 내린 빗물의 양분은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하였습니다. 비만 내렸다 하면 하룻 사이 호박넝쿨은 족히 2~3m씩은 자라나는 거 같았습니다. 급기야 조금 지나자 호박넝쿨들은 밭 전체를 뒤덮다 시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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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확한 호박 밭에서 수확한 호박 |
| ⓒ 정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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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은 호박 오늘(6일) 수확한 늙은 호박. 지름이 37cm, 무게가 10kg에 달한다 |
| ⓒ 정병진 |
오늘은 어린 호박 네 덩이와 늙은 호박 한 덩이를 땄습니다. 어린 호박들이 세 개쯤 더 있었지만 늙은 호박으로 키우고자 그냥 두었습니다. 오늘 수확한 늙은 호박은 지름이 37cm, 무게가 10kg에 달하였습니다. 지금껏 딴 호박 중에 가장 컸습니다. 아직 푸른빛이 남아 있지만 물가에 있는 호박이라 자칫하면 썩을까 봐 조금 일찍 땄습니다.
옛 속담에 "호박이 넝쿨째로 굴러 들어왔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이 꼭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호박 농사는 농부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하늘의 햇볕, 바람, 비를 맞고 호박 제 스스로 잘도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모종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만 보살펴 주면 됩니다. 혹시 초보 농사꾼 중에 밭작물에서 손쉽게 가장 풍성한 수확을 맛보려면 호박 농사를 한 번 지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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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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