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한도 상향보다 내달 中 이벤트 기대 거는 이유는

김유리 2022. 9. 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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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면세한도 600달러→800달러
면세업계 대대적 마케팅 시작..고환율 보상 이벤트도
다만 중국 봉쇄 영향 받는 따이궁 회복 관건
내달 中 정치 이벤트 등 대외 변수 주목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면세업계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첫해를 맞았으나 고환율에 따른 심리 위축과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 수요 감소로 여름 성수기 효과를 놓친 면세업계는 면세 한도 상향을 계기로 추석 연휴와 연말 시즌 내국인 발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면세점 전체 매출의 90%를 넘어서는 외국인, 특히 따이궁 매출 회복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 정치적인 상황과 한중 관계 등 대외 상황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엔데믹을 맞은 첫해인 올해 1~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9조7984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 9조7772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4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본격화됐으나, 4·5·6월 모두 월 매출액 1조3000억~1조4000억원 수준에 머물다 여름 성수기를 맞은 7월엔 오히려 1조2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여전히 코로나19 이후 1조~1조5000억원 내외의 월 매출에 그치는 '코로나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중 따이궁의 매출 부진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봉쇄 영향으로 내수가 가라앉으면서 따이궁이 일으키던 매출 규모가 눈에 띄게 줄었다.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방문객 수는 연초 60만명 수준에서 지난 7월 83만3058명으로 늘었고, 매출 역시 848억원에서 1307억원으로 늘었으나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은 1조771억원에서 1조1168억원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계가 당장 눈을 돌린 곳은 면세 한도 상향에 따른 내국인 매출 회복 기대감이다. 회복하고 있는 내국인 방문객의 객단가 상향에 초점을 두고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다. 이날부터 해외여행자의 면세 한도가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되면서 각 사는 일제히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주류 역시 술 1병(1ℓ, 400달러 이하)으로 제한됐던 면세 구매량을 2병(2ℓ, 400달러 이하)까지 허용하면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은 발렌타인, 로얄 살루트, 조니워커, 헤네시 등을 3병 이상 구매 시 최대 30% 할인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시내점에서는 이달 발렌타인 21년산 골든제스트, 수정방을 각각 50%, 40% 할인해 판매한다. 고환율 부담을 줄이기 위한 '환율 보상 이벤트'도 이어간다. 시내점에서는 매장 기준 환율이 1350원 이상일 경우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환율 보상 증정을 포함해 297만원 상당의 LDF 페이를 증정한다. 내국인 고객 대상 역대 최대 증정 금액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서울점에서 발렌타인, 조니워커, 맥캘란 등 인기 주류를 최대 55% 할인 판매하고 선글라스, 패션시계, 주얼리, 일부 수입 화장품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면세 한도 상향에 맞춰 오는 12일까지 800달러 이상 구매 시 내국인 전원에게 스크래치 쿠폰을 증정한다. 1등에게는 130만원 상당의 S리워즈 100만포인트를 준다. 신세계면세점도 인천공항점과 본점에서 이달 30일까지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조니워커 등을 한정 수량으로 30% 할인 판매한다.

다만 면세 한도 상향액(200달러)이 업계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 고환율에 따른 여행객의 심리적인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극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전반의 분석이다. 결국 관건은 따이궁을 움직일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 변화, 한중 관계 회복 등 중국을 낀 대외 변수라는 것이다. 업계가 다음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될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등에 주목하는 이유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가 엔데믹을 맞아 본격적인 회복세를 맞을 거라고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으나 실상 남은 하반기 상황에 따라 지난해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코로나 때와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뭐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회복세에 있는 내국인 마케팅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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