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삭'땐 2.3배 돌풍 불었다..'힌남노 빌딩풍'에 떠는 해운대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도를 거쳐 6일 아침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부산 해운대 등 해안에 위치한 초고층 건물로 인한 빌딩풍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빌딩풍은 건축물에 부딪힌 바람이 갈라져 건축물 사이로 지나가면서 특정 지점에 강한 돌풍을 발생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평소에도 빌딩으로 풍속이 빨라지는데, 태풍이 몰고 온 바람이 빌딩풍 탓에 더 강해질 경우 건물 유리창 파손 등 보행자 안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부산대 2020년 9월 태풍 때 조사


연구팀은 조사 결과를 논문으로 정리해 지난해 11월 대한건축학회 연합 논문집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태풍 '마이삭'이 닥친 2020년 9월 2~3일 엘시티 3개 건물 주변을 5개 구역(A~E)으로 나누고, 총 20곳에서 3분간 최대 풍속과 최대 풍속 때의 풍향을 관측했다. 보행자 키 높이인 1.7~2m 높이에서 측정했다.
9월 2일 자정부터 3일 새벽 시간에는 사람이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바람에 물건들이 날리는 바람에 연구원의 안전을 고려해 관측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실제 관측이 이뤄진 것은 2일 오후 6시, 2일 오후 9시, 3일 오전 9시 등 3차례였다.
호텔 남동쪽 구역 빌딩풍 가장 심해

연구팀은 엘시티 주변을 A~E 5개 구역으로 나눴는데, 동북동풍이 부는 시간대에서는 서쪽 B 구역과 남동쪽 D 구역에서 평균 풍속의 약 1.9~2.3배의 바람이 관측됐다.
동풍이 부는 시간대에서는 B·D 구역과 남쪽 E 구역에서 평균 풍속의 약 1.3배의 바람이 관측됐다.
서남서풍이 부는 시간대에서는 평균 풍속보다 동쪽 C 구역에서 약 1.6배, D 구간에서 약 1.5배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
연구팀은 평균값보다 1.1~2.3배 강한 풍속이 지속해서 관측된 D 구역을 빌딩풍 위험이 가장 큰 지역으로 판단했다.
오전 9시에 측정한 결과를 보면, 해안 쪽인 남쪽 E 구역 20번째 측정지점에서는 서풍이 초속 4.7m로 불었는데, D 구역의 4번째 측정지점에서는 초속 13.6m의 남서풍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또 뷰포트 풍력계급과 풍력 계급별로 보행자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빌딩풍의 영향을 평가했다. 즉, 뷰포트 계급 0~4는 ‘안정’, 4~7은 ‘불쾌’, 8~9는 ‘위험’으로 구분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각 시간대별로 ‘위험’으로 평가된 풍속이 관측됐다.
평소에도 보행자 빌딩풍에 불쾌감

한편, 부산시는 지난해 9월 29일 '부산시 빌딩풍 예방 및 피해 저감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 조례는 초고층 건축물(층수가 50층 이상 또는 높이가 200m 이상인 건축물) 밀집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해 빌딩풍 예방과 피해 저감, 사후관리 등에 필요한 사항을 담고 있다.
빌딩풍 구성하는 4가지 바람

박리류(Separated Flow)는 건축물에 부딪혀 좌우로 갈라진 기류가 건축물의 외벽을 타고 흐르다가 건축물의 모퉁이를 벗어나면서 빠르게 흐르는 기류를 말하는데, 주변보다 강한 풍속의 바람을 발생시킨다.
하강풍(Downslope Wind)은 건축물의 상부에서 부는 바람이 건축물의 전면이나 측면 외벽을 타고 내려오면서 그 풍속이 강해지는 바람이다. 건축물의 전면 외벽을 타고 내려온 바람은 기존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불게 되고, 건축물의 높이가 높을수록 풍속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한다.
역류(Backward Flow)는 건축물의 후면을 타고 상승하는 바람을 말한다. 건축물의 측면 외벽을 타고 내려온 하강풍이 건축물의 뒤편에서 소용돌이치며 기존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불게 되는데 이때 역류가 발생한다.
골짜기풍(Valley Wind, 협곡풍)은 2개 동 이상의 건축물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이 박리류와 하강풍의 영향을 받아 그 풍속이 강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도시에서 줄지어 길게 늘어서 있는 빌딩들이 마치 거대한 협곡의 절벽처럼 작용하고, 그 빌딩 숲 사이를 지날 때 바람도 더욱 강해진다.
골짜기 풍은 유체가 흐를 때 단면적이 큰 곳에서는 흐름이 느리고 압력이 높지만, 단면적이 작은 곳에서는 흐름이 빠르고 압력이 낮아진다는 베르누이의 원리가 작용한 탓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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