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셉니다" 기상청도 놀란 힌남노..진짜 무서운 이유
“이번 태풍,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르시길 부탁드립니다.” -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
4일 오전 11시 기상청 브리핑룸.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의 예상 경로를 발표하는 브리핑이 끝나고 다시 한번 태풍 힌남노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매미, 루사 등 과거 한반도를 초토화한 태풍 사례를 열거한 뒤에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태풍 힌남노가 국내에 역대급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힌남노가 비슷한 규모로 한반도를 강타한 과거 태풍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①1+1 태풍이다
태풍 힌남노는 가장 높은 강도 단계인 초강력(Super strong) 단계까지 성장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지녔지만, 전문가들이 더 우려하는 건 태풍의 넓은 범위다.
힌남노가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12호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열대저기압을 흡수해 세력을 급격히 키웠기 때문이다. 사실상 두 개의 태풍이 합쳐서 오는 것이다.
실제로 천리안 2A호 위성 영상을 보면 비교적 작고 단단한 형태였던 태풍이 1일 이후에 마치 솜사탕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급격히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230㎞였던 강풍 반경은 4일 오전 9시 현재 430㎞까지 확대된 상태다. 힌남노는 이후에도 북상 과정에서 고수온 해역을 지나면서 강한 세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일주 제주대 태풍연구소장은 “태풍 두 개가 합쳐져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강풍 반경과 구름 크기도 넓은 범위에 뻗어 있다”며 “태풍의 지속 시간이 길어지면서 오랫동안 비가 오고 바람이 불기 때문에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②멀리 있어도 위험하다
서울의 경우, 6일 오전 11시에 태풍과 거리가 280㎞로 가장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때에도 태풍의 강풍 반경에서도 벗어나 있어 수도권이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은 작다.
문제는 태풍이 전면에 몰고 온 고온다습한 수증기다. 이 수증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충돌하면서 중부 지방에 거대한 비구름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 비구름은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4일부터 6일까지 100~300㎜의 많은 비를 뿌리겠고,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에는 400㎜ 이상의 물폭탄을 퍼부을 전망이다. 특히, 5일에는 시간당 50~100㎜에 이르는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것으로 보여 추가 비 피해가 우려된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중부지방에는 지상으로부터 14㎞ 높이까지 구름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는 대기가 가진 모든 수증기량이 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단히 강한 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③태풍의 오른쪽을 조심해라
위험반원은 태풍과 주위 풍향이 일치해 풍속이 합쳐지는 구역을 말한다. 북반구에선 태풍 진행 방향의 오른쪽이 위험반원에 해당해 더 위험하다. 실제로 태풍이 해안에 접근하면 태풍의 오른쪽에서 강풍이 해안을 향해 불고, 높은 파도가 발생하면서 인근 선박이나 해안 시설물을 파괴하기도 한다.
④물폭탄도 핫스팟이 있다
태풍 힌남노는 많은 수증기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 곳곳에 물폭탄 수준의 폭우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형적 효과가 더해지는 지역은 태풍의 집중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곳이 산지 주변 지역이다. 태풍에 동반된 강풍이 산악 경사면을 타고 오르면서 비구름이 발달해 집중 호우가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강수량은 일반적으로 평지보다 산악의 풍상 측이 더 많다.
이 때문에 기상청도 지리산 부근에는 400㎜ 이상, 제주도 산지에는 6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 예보분석관은 “태풍의 눈을 중심으로 하는 대단히 강한 비구름대가 지형과 상호 작용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⑤해수면 높을 때 온다…10m 물결 일 듯
태풍이 지나간다고 해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저지대 침수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기상청은 지적했다.
이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지나고 난 이후가 가장 천문조에 의해 바닷물의 높이가 높은 시기와 겹친다”며 “해안가에 내린 빗물이 빠지지 못하고 저지대 침수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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