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바다에 첨벙! 세계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이 개막했다

이경진 2022. 9. 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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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와 함께 열릴 프리즈 서울에 관해 짚어 보아야 할 다섯 가지 쟁점들. 프리즈 서울의 디렉팅을 맡은 패트릭 리에게서 힌트를 얻었다.
「 Q1 왜 서울일까? 」
9월 2일 코엑스에 상륙하는 프리즈는 2003년 런던에서 창설된 이후 ‘아트 바젤’과 맞먹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의 아트 허브로 불리며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아트 바젤을 개최해 온 홍콩을 제치고 프리즈의 아시아 첫 페어 개최지로 베이징도, 상하이도 아닌 서울이 낙점됐다는 소식에 전 세계 미술계가 적잖이 놀랐을 것. 이에 디렉터 패트릭 리는 서울은 감성이 풍부하고 세련된 도시이자 강력한 아트 신을 위한 기반이 충분한 곳이라고 설명한다. “한국의 컬렉팅 문화는 뿌리가 깊습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과 서양의 현대미술을 두루 수집해 오는 식의 다세대적 성향을 띠고 있죠. 한국인들은 패션과 예술, 문화를 일상과 밀착된 가까이에서 향유하기도 하고요.” 그는 한국 갤러리들의 높은 안목과 대규모의 기업 컬렉션을 등에 업은 훌륭한 후원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새로운 아트 허브로 한국의 위치를 공고히 다질 수 있는 기반은 결국 인력이라는 뜻. “다른 프리즈 페어와 차별화되는 프리즈 서울의 특별한 지점은 작가와 컬렉터, 큐레이터 등 뛰어난 인적 기반에 기인합니다. 한국의 아트 신이 지닌 예술적 행동과 즉각적인 피드백, 상호 실천이 핵심이죠.” 서도호, 이불, 니키리, 양혜규, 문경원 & 전준호, 임민욱 등 독창적인 현대미술 작가들과 세계적 수준의 기관, 컬렉터와 큐레이터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젊은 세대의 작가들, 예컨대 아니카 이 · 갈라 포라스 킴 · 이강승 · 이미래 등의 작가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초석이다. 최근 불어닥친 윤형근과 같은 단색화 작가들의 세계적 인기 또한 그 증거. 패트릭 리는 큐레이터와 학계 관계자들 또한 한국의 아트 신을 주목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관들의 참여와 지원은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한국을 중요한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김선정, 이숙경, 주은지, 정도련 등 유명 큐레이터뿐 아니라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한국과 인연을 만든 마시밀리아노 조니, 제시카 모건, 미리암 벤 살라, 그리고 학계 저술자인 조앤 키, 권미원, 박경 등도 마찬가지고요.” 프리즈 아시아 페어의 첫 시작을 서울과 함께 해 즐겁다는 그는 이번 페어의 관람자들이 서울의 아트적 인프라에 큰 영감을 받을 것을 예감했다. 그의 의견에 덧붙여 미술품 거래 시 관세나 규제적 부분에서 한국이 꽤 자유롭다는 점과, 지리적 이점, 국제적 정세 등이 프리즈의 서울 개최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 Q2 프리즈와 키아프가 손잡은 이유 」
이번 페어에서 프리즈는 키아프와 통합 입장권을 운용하고, 꽤 다채로운 공동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7만원으로 책정된 통합 입장권 한 장으로(프리뷰 티켓은 20만 원) 두 아트 페어를 한곳에서 만끽할 수 있다. 키아프와 프리즈의 협업은 참가자와 소비자에게 어떤 이점으로 작용할까. “하나의 장소에서 전 세계 유수 350개의 갤러리 작품과 그들의 예술세계를 탐닉할 기회란 흔치 않아요. 각 페어는 수십 년간의 경험을 통해 세계시장과 서울이라는 지역색을 아우르는 고유한 노하우와 아이덴티티를 지녔고, 이번 공동 개최는 그런 측면에서 크로스오버 시너지를 낼 겁니다.” 이들의 협업은 앞으로 5년간 이어진다.
「 Q3 CODE: MZ 」
최근 몇 년간 MZ 컬렉터의 시장 참여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한국 컬렉터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는 좋은 현상이에요. 젊은 컬렉터들이 미술품을 구매하는 데는 자본의 이유뿐 아니라 저마다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컬렉터와 관람객이 함께 성장하고, 젊은 컬렉터들이 컬렉팅 활동을 통해 예술을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하는 건 국내 미술시장의 장기적 성장에 고무적인 일입니다.” 프리즈 같은 대형 장터는 동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의 취향을 접할 기회의 장이자 젊은 작가와 새로운 작품군을 발견할 수 있는 창구다. 옥션 경매와 같은 방법으로 미술품을 소장하던 컬렉터들에게 주요 갤러리가 어떤 방식으로 큐레이션하고 있는지 피부로 배울 기회이기도 하고 예술가들에게 직접적 후원을 제공하는 것으로도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프리즈 뉴욕에서는 캐나다 갤러리, 레이첼 우프너 갤러리와 같은 젊은 컬렉터들이 선호할 작품을 전시한 갤러리 부스가 꽤 많았다. 이런 이점을 서울에서도 기대할 수 있을까. “떠오르는 신흥 갤러리를 다채롭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념적으로 어려운 작품을 소개할 수도, 신박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곳도 있겠죠. 특히 아시아의 젊은 갤러리가 많아 즐겁겠네요.” 그가 언급한 차세대 갤러리는 LA의 커먼웰스 앤 카운슬, 도쿄의 아노말리, 상하이의 뱅크, 타이페이의 TKG+ 등이다. 특히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는 아시아 기반의 독창적인 갤러리들이 관람자를 기다린다. “크리스토퍼 루와 장혜정, 2인의 큐레이터의 노하우로 ‘포커스 아시아’ 섹션을 기획했습니다. 자카르타의 ROH 프로젝트, 싱가포르의 여 워크숍, 서울의 P21 등이 포함됐고요. 최대한 많은 부스에서 다양한 예술적 취향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 Q4 국내 아트 신에 끼칠 영향은 」
프리즈는 관람자들이 현대 예술의 문화적 가치를 발견하고, 영감과 담론을 얻을 수 있는 결정적인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미 한국에는 재능 있는 작가와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대중, 열정 있는 컬렉터, 큐레이터, 훌륭한 박물관과 뛰어난 갤러리가 다수 존재합니다. 이곳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컬렉팅의 추세를 목격했지요. 흥미롭습니다. 여러 작가들이 갤러리의 지원을 받아 명성을 얻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큐레이터가 비평을 던지며 세계적인 ‘아트적 맥락’을 만드는 일이니까요.” 좋은 페어는 조직과 기관, 사람 간의 연결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프리즈 서울에서는 메인 섹션은 물론 ‘프리즈 마스터’와 ‘포커스 아시아’까지 세 개 섹션이 상호작용을 일으킬 예정. “메인 섹션은 지속적으로 강력한 작품을 선보여온 유명 갤러리로 구성됐습니다. ‘프리즈 마스터’에서는 런던에서 열리는 페어인 프리즈 마스터스의 몇몇 하일라이트를 선보이고요. ‘포커스 아시아’에서는 지역성을 띠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죠 .” 국내 미술시장이 그야말로 난생처음 겪어는 이벤트. “디렉터로서 관심사는 이 페어를 위해 시간과 자본을 투자한 갤러리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들은 전도 유망한 작가들을 발굴하죠. 이 모든 요소가 교류할 수 있는 멋진 플랫폼으로서 프리즈가 가진 위상을 제대로 알릴 계획입니다.”
「 Q5 우려도 있습니다만 」
프리즈 서울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뒤따른다. 우후죽순 자리를 차지한 메가급 갤러리들이 한정된 국내 컬렉터의 자본을 모두 흡수하고, 유명 화랑과 작가로의 쏠림 현상으로 중소 갤러리는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신진 작가들의 시장이 해외 거장들에게 밀려 눈길을 받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 또한. “일선에서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관람자가 한국 아트 신을 방문하고, 그들에게 K미술시장이 노출된다는 사실은 여러 재능 있는 갤러리와 작가들에게 충분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 미술, 특히 단색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전후 시기의 실험적이면서 아방가르드한 작품들의 인기로 이러한 가능성을 엿본 패트릭 리는 “프리즈 서울은 한국에서 더 높은 수준의 예술적 담론을 끌어낼 효과적인 플랫폼이 될 겁니다.” 과연 프리즈와 키아프 서울은 성공적일까. 지금 과열된 미술시장의 ‘거품’만 들통난 채 그 열기가 식어버리는 건 아닐까. 이번 행사가 국내 아트 신의 더 큰 미래를 위한 성장통일지, 아트 컬렉팅의 ‘빈익빈 부익부’를 조장하는 찰나의 이벤트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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