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제2연평해전' [이태준의 이슈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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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제2연평해전'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8월 23일, 제2연평해전 유족인 故 한상국 상사의 배우자 김한나 씨가 기자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전화 인터뷰가 끝날 무렵, 김한나 씨는 "저희야 이제 괜찮지만, 남은 참전 용사분들이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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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전' 이름 붙여지기까지 20년 걸려..'싸늘한 무관심' 속의 참전용사들
국방부, 전사 장병 지원 위한 법규개정 나선다고 했지만..후속조치 감감무소식
유가족 "남은 참전용사분들 걱정된다"..이제는 무한책임 져야 할 정부가 응답할 차례
"잊혀진 '제2연평해전'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8월 23일, 제2연평해전 유족인 故 한상국 상사의 배우자 김한나 씨가 기자에게 건넨 첫 마디였다. 김 씨 등은 이날 북한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2년의 지난한 법정투쟁 끝에 얻은 힘겨운 수확이었던 만큼 그들의 진솔한 속내와 이면이 궁금해 외람되게도 연락을 취해봤다.
그는 "국민들께 '관심을 가져달라'는 호소를 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그냥 제 남편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국가로부터 인정받고 싶었던 거에요" 담담하게 이야기하려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에서 그동안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의 원고엔 김씨 등 참전 용사 관계자들만 이름을 올렸을 뿐, 정부 측 인사는 전무(全無)했다. 희생도, 배상도 모두 참전 용사들의 몫이 된 상황이었다.
이들이 행했던 전투가 '승전'으로 이름 붙여지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대통령이 4번이나 바뀌는 동안 이들에 대한 예우는 뒷전이었던 것이다. 국가의 부름에 입대했고, 장렬히 전사한 이들이 받은 건 싸늘한 무관심이었다.
지난 6월 29일 국방부는 전사한 장병들에 대한 합당한 급여와 예우 지원을 위한 관련 법규 개정에도 나설 계획을 밝혔지만, 후속조치는 감감무소식이다. 남은 이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기 위한 노력은 여전히 잰걸음이라는 뜻이다. 해군 홈페이지에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선진해군으로 더욱 거듭나겠다'라는 다짐이 적혀있다.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서는 그들이 속한 부대의 장병으로부터 신임을 얻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전사한 장병들에 대한 존경과 존중을 강하게 표하지 않는 군 수뇌부를 보며, 충성할 군인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화 인터뷰가 끝날 무렵, 김한나 씨는 "저희야 이제 괜찮지만, 남은 참전 용사분들이 걱정이에요"라고 말했다. 북한과 김 위원장으로부터 배상을 실제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정부와 국방부의 추후 행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북한과 김 위원장이 1차적 책임이 있다면, 우리 정부와 국방부에는 2차 책임이 있다. 참전 용사들과 전사한 유가족들에 대한 무한 책임에 국가가 응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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