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다 끝났는데 '혈흔 흉기' 추가 발견..부실수사 논란

김민성 2022. 9. 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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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살인미수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엉뚱한 흉기를 검찰에 송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도 국과수 감식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로 기소해 경찰과 검찰 모두 부실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살인미수 사건이 벌어진 전북 정읍의 한 은행.

치정 문제로 말다툼하던 50대 남성이 부부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피해자들의 차량을 타고 달아났습니다.

이후 고속도로에 갇힌 가해자는 자해 시도 끝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달 3일.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 또 가해자가 철물점에 들른 정황을 확보하고 흉기까지 특정해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 사건 다음 날 경찰서에 갔는데 차를 가져가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과학수사를 해야 하는데 안 하시나요? 그랬더니 다 끝냈대요. 며칠 걸리지 않나요? 했더니 '금방 끝나요'라고….]

세 사람 모두 퇴원하고, 검찰이 가해자를 기소하며 사건은 일단락된 듯 보였지만, 그건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십수 차례 찔렸다가 가까스로 퇴원한 피해자가 자신의 차를 정리하다 이상한 물건을 발견한 겁니다.

[피해자 : 제가 차를 팔려고 수납함을 정리하는 도중에 칼이 나왔어요. 근데 이 칼이 범행에 사용했던 칼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칼끝에 혈흔도 묻어 있고.]

그렇다면 애초 경찰이 특정했다는 흉기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국과수 감식 결과, 먼저 발견된 흉기에서는 가해자의 DNA만 나왔습니다.

살인미수 범행에 쓰인 도구라고 확신할 상황은, 결과적으로 아니었던 겁니다.

[장민기 / 전북 정읍경찰서 수사과장 : 정읍서에서 발생한 살인미수 사건 관련해서 추가적인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돼 유감입니다.]

보완 수사를 담당해야 할 검찰마저 감식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송치 일주일 만에 기소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주지검 정읍지청 측은 "관련자 진술로 이미 흉기가 특정된 만큼 구속 기한 안에 처분하기 위해 우선 기록상 나타난 증거만으로 기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지검 소속 부장검사는 "엉뚱한 흉기를 특정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국과수 감식 결과를 유선상으로라도 확인한 뒤 기소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새로 발견된 흉기를 국과수에 다시 감식 의뢰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떠나 현장 감식을 비롯한 수사 전반이 부실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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