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처벌보다 대화로 해결' 효과 컸다

조성필 2022. 9. 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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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 꽈배기 가게 30대 업주가 60대 단골손님을 경찰에 고소했다.

코로나19로 매장 내 시식이 안 된다고 하자 술에 취한 상태였던 손님이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게 고소 내용이었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법원의 '회복적 사법'과 궤를 같이 한다.

근본적인 범죄 예방 등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범인검거 중심의 경찰활동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해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회복적 실천방식을 구현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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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경찰활동' 확대 추진
검거 중심 경찰활동은 한계
전문 대화기관 주도 문제 해결
올 722건 접수.. 499건 조정
층간소음 분쟁 입건 전 종결
내년 258개 모든 경찰서 도입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유병돈 기자] 지난 4월 한 꽈배기 가게 30대 업주가 60대 단골손님을 경찰에 고소했다. 코로나19로 매장 내 시식이 안 된다고 하자 술에 취한 상태였던 손님이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게 고소 내용이었다. 별다른 조치 없이 모욕 혐의가 적용돼 검찰에 송치될 사건이었다. 경찰이 중재에 나서 손님의 사과를 받고 업주는 고소를 취하했다.

한 빌라에서는 1년간 층간소음으로 이웃갈등이 극에 달했다. 아랫집 거주자가 윗집 층간소음에 대한 불만으로 새벽에 기타 연주를 하고 욕설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면서 이들간 관계는 틀어질대로 틀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도 중재를 했다. 결국 아랫집은 층간소음에 스트레스를 받았으나 욕설 문자 등에 대해 미안하다며 사과했고, 윗집은 새벽 소음에 주의할 것을 약속하며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은 입건 전 종결 처리됐고, 이후 이들로부터 재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의 이같은 갈등조정·중재는 ‘회복적 경찰활동’이다. 근본적 문제해결이 필요한 사건에 대해 전문 대화기관 주도로 당사들이 대화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고 재발 방지를 도모하는 절차다. 2019년 전국 15개 경찰서에서 시범운영된 이후 작년 200개 경찰서로 확대됐다. 올해 들어서는 220개 경찰서에서 운영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회복적 경찰활동은 지난 7월까지 772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541건에 대해 당사자간 대화가 진행됐고 499건이 조정 완료됐다. 회복적 절차가 완료되면 이해 당사자 간 대화 내용을 첨부해 향후 검찰·법원 단계에서 형량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경미한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직접 종결한다. 올해도 303건의 사건이 회복적 경찰활동으로, 경찰 단계에서 종결 처리됐다. 회복적 활동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층간소음 사건에서 효과가 컸다. 회복 절차가 적용된 폭행·협박 181건 가운데 50건이 층간소음 사건이었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법원의 ‘회복적 사법’과 궤를 같이 한다. 회복적 사법은 형사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피고인의 교화를 목적으로 재범률을 낮추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다시 안착할 수 있도록 사법부가 지원해준다는 개념이다. ‘국정농단’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한 정준영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3년 전 여러 재판에서 이 개념을 도입해 화제가 됐다. 자식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하다 살아난 어머니에게 보석을 허가해 지켜본 뒤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결이 대표적이다.

영국과 미국 등 선진 국가에서는 회복적 경찰활동을 우리나라보다 앞서 운영 중이다. 지역사회 경찰활동, 문제해결지향적 경찰활동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근본적인 범죄 예방 등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범인검거 중심의 경찰활동은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해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회복적 실천방식을 구현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 경찰은 그간 회복적 활동이 ‘국민이 신뢰하는 안심공동체’ 실현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 올 하반기 운영 경찰서를 230개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에는 전국 258개 모든 경찰서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회복적 경찰활동은 경찰권 행사의 설득력을 제고하고, 사법비용 절감 효과를 낳고 있다"라면서 "회복적 활동이 적용된 사건 피해자와 가해자들도 설문조사에서 90%가 만족을 표했다"라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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